금융 생태계 '두 메기' 등장에 초비상

이재덕 기자 2015. 12. 1.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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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내년 인터넷은행 틈새시장 공략에 고객 붙잡기 총력비대면 금융서비스 강화·모바일 중금리 대출 상품 서둘러 출시

카카오은행과 K뱅크의 등장으로 은행권에 비상이 걸렸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정보통신기술(ICT)을 앞세워 중금리 대출 등으로 시중은행의 틈새를 파고들면서 고객을 빼앗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시중은행들은 모바일을 통한 중금리 대출을 강화하고, 생체인식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비대면 금융서비스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내년 하반기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하기 전까지가 은행들에 주어진 ‘골든타임’인 셈이다.

신한은행은 2일 ‘써니뱅크’와 ‘디지털키오스크’를 선보인다. 써니뱅크는 스마트폰만으로 예금·대출·송금 등 대부분의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한 모바일전문은행이다. 써니뱅크는 오프라인 지점 개설 비용을 줄이고 ‘중금리 대출’에 나선다. 신한은행 지점에 설치되는 디지털키오스크는 일종의 ATM으로 예금·출금·송금·조회 등만 가능한 기존 ATM과는 달리 모든 업무 처리가 가능하다. 신분증을 키오스크에 넣고, 은행 직원과의 화상전화로 본인인증을 할 수 있다. 손바닥 정맥을 스캔해 본인임을 확인할 수도 있다. 체크카드 발급도 가능하다. 내년 공중전화부스, GS편의점 등에 설치되는 K뱅크의 ‘스마트ATM’보다 한발 앞서 보급될 것으로 보인다.

KEB하나은행도 올해 캐나다에서 선보인 모바일전문은행 ‘원큐뱅크’를 이르면 이달 중 도입하기로 했다. 원큐뱅킹 중금리 대출 상품도 나온다. 홍채·지문인식 등을 이용한 본인인증 기능도 더해질 예정이다. 계좌번호 없이 전화번호만으로 해외 송금이 가능한 ‘원큐트랜스퍼’ 서비스도 나온다. 농협은행도 비대면 거래 상담 및 상품 판매 등을 위한 시스템 구축에 착수할 방침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하기 전에 먼저 상품을 선보여야 고객들을 붙잡아둘 수 있다”며 “은행들이 비슷한 상품들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에서 탈락한 ‘I뱅크’ 컨소시엄의 기업은행은 기존의 모바일금융 시스템을 강화키로 했다.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은 이날 “두 곳의 인터넷은행이라는 ‘메기’가 등장하면서 어떤 고인 물이 바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카드업계도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앞두고 긴장하고 있다. 카카오은행과 K뱅크가 결제시장에도 뛰어들 계획이어서 만만찮은 경쟁자가 등장한 셈이기 때문이다. 중금리 대출이 카드론 고객을 흡수할 가능성도 있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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