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엔 손사래.. '꽃밭'에만 붐비는 與黨
새누리당 내에서 내년 총선 때 서울 강남 3구나 영남에 출마하려는 이른바 ‘잘나가는’ 인사들을 향한 비판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정부와 당의 배려로 지명도와 경력을 쌓은 인사들이 당을 위해 희생할 생각은 않고 당선만 생각해 텃밭만 기웃댄다는 것이다.
김용태(서울 양천을) 의원은 1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분들, 장관이나 청와대 수석 내지 비서관을 지냈던 분들은 새누리당의 텃밭이 아니라 내년 총선 승부의 분수령이 되는 수도권, 특히 서울에서 출마해 정정당당히 박근혜 정부의 공과를 갖고 심판을 받는 승부를 펼쳐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여당의 텃밭인 부산에 지역구를 둔 김무성 대표가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를 서울로 옮겨 출마하는 수준의 결단을 내리고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야 총선 승리를 거둘 수 있다”고도 했다.
전날에는 이노근(서울 노원갑) 의원이 당내 초·재선 의원 모임인 아침소리에서 “쉽게 당선되는 지역에는 경쟁력 있는 인사들이 몰리고 험지는 인재가 아주 빈약하다”며, 이들을 “온실에서 피어나는 화초”에 비유했다. 정두언(서울 서대문을) 의원도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서 “박근혜 정부의 고위직들이 염치도 없이 불공정 행위를 일삼고 있다”며 “이들이 정말 박 대통령과 정부·여당을 위한다면, 여당 텃밭이 아닌 야당 의원들이 현역으로 있는 수도권에 출마해야 한다”고 했다.
각료나 대통령 참모로 쌓아 올린 지명도를 무기로 이른바 험지 공략에 나서는 여권 인사들이 과거 총선에서는 적지 않았다. 하지만 현 정부에선 그런 인사가 없다. 대신 이 서울 지역 의원들 말마따나 여당 텃밭에 출마하려는 인사들은 줄을 서 있다. 정종섭 행자부장관은 대구, 윤상직 산업통상부 장관도 영남 출마가 유력하다.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서울 서초갑, 곽상도·윤두현 전 수석은 대구 출마를 준비 중이다. 안대희 전 국무총리 후보자도 부산 출마를 검토 중이다.
‘희생 정신 결여’라는 비판은 현 정부 고위직 출신만을 향하고 있지는 않다. 과거 새누리당에는 ‘비례 대표 출신 의원은 다음 총선에서 텃밭이 아닌 험지에 출마해야 한다’는 불문율이 존재했다. 여당의 한 관계자는 “당의 배려로 비례대표를 했으면 그 경력을 바탕으로 다음 선거에서 험지를 개척하고, 텃밭은 참신한 신인들의 등용문이 되도록 양보하는 전통이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선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바람이 불면서 이런 불문율이 다 깨져버렸다. 비례대표 출신 의원들이 부산, 서울 강남 등 텃밭에 잇달아 출사표를 던졌다. 또 김무성 대표 측근으로 자처하는 인사들이 서울 강남 지역에 대거 몰려 출마를 준비 중인 것에 대해서도 당 안팎의 시선이 곱지 않다. 서울 서초을에는 정옥임 전 의원이 표밭을 갈고 있다. 안형환·이은재 전 의원 등도 서울 강남 지역에서 출마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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