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安 '썸' 대신 '쌈'만.. 출구 안보이는 새정치연합

2015. 12. 1.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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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총선 지도체제 '오리무중'

새정치민주연합이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기싸움으로 요동치고 있다. 안 전 대표의 입을 바라보던 당내 시선이 이번에는 문 대표에게로 쏠렸다. 문 대표는 사퇴할 뜻이 없어 보인다.

문 대표는 안 전 대표가 제안한 혁신전당대회에 대해 1일 “기다려 달라”, “저한테 맡겨 두라”, “너무 재촉할 일은 아니다”는 말만 반복했다. 전날 “혁신위의 혁신안조차 거부하면서 혁신을 말하는 건 진정성이 없다”며 안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에서 외견상 한발짝 물러나 숨을 고른 것이다. 그러나 이날 초·재선 모임 ‘더좋은 미래’ 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선 “내가 자리에 연연해하는 사람은 아니지 않으냐”면서도 “지금 상태에서 사퇴하는 건 무책임하다”고 못박았다.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셈이다. 또 “혁신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을 제안한 것인데 (안 전 대표가) 예상치 못하게 단결이 아니라 대결을 선택한 것이어서 당혹스럽고 안타깝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 측은 “안 전 대표가 이렇게 자를 줄은 몰랐다”고 설명했다. 늦어도 주말엔 문 대표 답이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왼쪽)가 1일 서울 서대문구에서 가진 ‘독거노인 따뜻한 겨울나기 방문’에서 눈물을 흘리는 한 할머니의 손을 잡고 위로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안 전 대표는 브레이크 없이 질주 중이다. 전날 광주에서 1박 한 그는 이날 “(호남 등) 특정 지역, 계파나 개인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공천에 대한 원칙이 투명, 공정하게 만들어져야 한다”며 ‘전국 물갈이론’을 주장했다. 스스로를 ‘강철수’로 칭하기도 했다. 전날 혁신토론회에서 “간철수(간보는 철수)가 아니라 강철수(강한 철수)가 된 걸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격려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는 “계속 소신 있게 관철해 나가란 말씀으로 받아들이겠다”며 혁신전대 추진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전날 밤 청년 사업가들과의 간담회에선 문안박에 대해 “본인 입으로 얘기할 땐 자기 이름(문 대표)을 제일 뒤에 넣어야 하지 않나”며 문 대표를 겨냥한 뼈 있는 농담도 던졌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오른쪽)가 1일 광주 남구 광주김치타운에서 지역주민과 함께 김장김치를 담그던 중 한 주민이 먹여주는 김치를 맛보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두 사람이 대치하는 동안 당내에선 지도체제를 둘러싸고 백가쟁명식 논쟁이 난무하고 있다. 중도파 민주당의 집권을 위한 모임 의원들은 성명을 내고 “문 대표는 문안박 연대에 집착하지 말고 신속하게 결단하라”며 사실상 사퇴를 촉구했다. 진성준 의원은 라디오방송에서 “총선을 3, 4개월 정도 앞두고 전대를 하면 공천권을 놓고 주류와 비주류 간 일대 결전이 벌어지지 않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절충론, 현실론으로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체제와 선대위 구성 제안도 나온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오영식 의원은 라디오방송에서 “문안은 백의종군 자세로 공동선대위원장으로서 총선 승리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3선 이상 중진들은 비대위나 선대위 등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초재선 의원들은 전대 불가론으로 굳어지고 주승용 최고위원을 제외한 최고위원들은 “(전대를 개최하면) 분열의 전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안의 강대강 대치’에 피로감도 나온다. 한 486 재선 의원은 “요즘 만나면 하는 얘기가 이 당이 문재인 당인가, 아니면 안철수 당인가다. 그들이 (당을 혼란스럽게 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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