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통과 D-1.. '甲'의원들, 기재부 앞에선 '乙'

민병기 기자 입력 2015. 12. 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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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구 예산 챙기기 '비상'

집무실방문 사전예약 줄이어

총선 앞두고 민원넣기 총력

내년도 예산안 처리 시한(2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회의원들의 지역구 예산 챙기기도 절정에 달하고 있다. 특히 정기국회 내내 정쟁만 일삼다가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지역 민원성 예산을 따내려는 데 혈안이 돼 있는 의원들의 행태에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지난주까지 국회의원들의 눈을 피하려 서울 강남에 있는 한 정부 외청의 서울사무소에 집무실을 두고 예산 관련 업무를 봤다. 하지만 최 부총리를 만나러 강남까지 오가야 하는 의원들의 등쌀에 못 이겨 이번 주부터는 국회로 집무실을 옮겨야 했다. 예산 관련 업무를 보기 위해 국회 본청 3층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 옆에 임시로 마련된 기재부 직원들의 집무실에는 국회의원들과 보좌관들이 ‘사전 예약’을 하고 방문을 해야 할 정도로 발길이 몰리고 있다.

한 새누리당 의원의 보좌관은 1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한 푼이라도 더 따내기 위해 만날 수 있는 사람은 모두 만나 하소연이라도 해야 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이 같은 지역구 예산 챙기기 ‘민원 전쟁’은 이미 증액 심사가 이뤄지던 지난주부터 크게 늘어나기 시작했으며 예산안이 확정되는 이날 오후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총선을 앞두고 있어 의원들의 예산 요구액도 평년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국가 재정 건전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기재부는 평년보다 ‘빡빡하게’ 응대하고 있다. 실질적인 예산안 감액과 증액 최종 결정이 이뤄지는 예산안조정소위원회에 ‘꼼수’로 위원을 더 집어넣어 비판을 받았던 여야 의원들은 “쪽지 예산은 없다”는 김재경 예결위원장의 발언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카톡(카카오톡) 예산’으로 예결소위 소속 동료 의원들에게 민원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같은 막판 ‘예산 챙기기’는 가장 나쁜 방법(하중하책·下中下策)이라며 여유를 부리는 의원들도 있다. 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1년 내내 갑(甲)으로 지내던 의원님들이 예산안 처리 때만 되면 을(乙)로 전락하는 상황이 매년 재연되는 것도 부끄러운 행태”라고 밝혔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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