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법조 브로커 비리' 판·검사 등 전관 변호사 12명 대거 가담.."아, 옛날이여"

- 고소득 상징이던 전관 변호사 대거 적발, 판사 4명 등 총 12명
- 대한변협 58명 징계절차 착수…“일벌백계 할 것” 

[헤럴드경제=양대근ㆍ김진원 기자] 최근 검찰이 ‘법조 브로커 비리’에 연루된 브로커 및 변호사 117명을 대거 기소한 가운데, 판ㆍ검사 출신 등 전관(前官) 법조인들이 여기에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때 고수익을 보장받으며 승승장구하던 전관들까지 비리에 내몰릴 정도로 법조계 불황이 심각하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1일 본지가 단독입수한 대한변호사협회의 ‘2015년도 명의대여 징계신청 현황’에 따르면, 명단에 포함된 59명 변호사 중 판사 출신 변호사는 4명, 검사와 군법무관 출신은 각각 5명ㆍ3명으로 조사됐다. 징계신청에 포함된 변호사 약 20%가 전관 출신인 셈이다. 여기에는 부장판사와 검찰 지청장을 역임한 변호사를 비롯한 원로급 법조인도 포함돼 있다.

기수ㆍ나이별로 보면 1963년까지 치러졌던 고등고시 사법과 출신 변호사 2명을 비롯, 사법고시 1회부터 10회 사이에 2명, 11회부터 20회 사이 1명, 21회부터 30회 사이 2명, 30회부터 40회 사이는 3명이 각각 징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관, 그중에서도 부장판사나 부장검사 출신은 변호사 개업만 하면 억대 연봉이 보장됐다.

모 공기업에 고용된 부장판사 출신 법조인 연봉은 1억7000만원에 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법조계 불황으로 수입이 꾸준히 감소하면서 불법적인 법조 비리까지 손을 대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전국적인 기업형 조직을 운영한 법조 브로커들에게 자격증을 불법으로 빌려주고 대가를 받아오다 지난달 19일 인천지검 특수부(부장 변철형)에 적발됐다.

인천지검은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법조 브로커 77명, 자격증을 빌려준 변호사 57명과 법무사 12명, 대부업자 3명 등 149명을 적발하고 117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A브로커의 경우 1만900여건을 수임해 166억원의 수임료를 챙겼고, 명의를 빌려준 B변호사는 자격증 대여 대가로 4억80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법조 브로커들이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돈은 총 482억원, 변호사ㆍ법무사들이 자격증을 빌려주고 받은 돈은 42억원에 달했다.

변협은 일벌백계 차원에서 혐의가 확정된 변호사들에 대해 중징계를 내린다는 방침이다.

하창우 대한변협 회장은 “변호사는 고도의 공공성이 요구되는 직업인 만큼 불황이라고 해서 비위 행위가 용서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법조계에 대한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해 일벌백계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법조계 자정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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