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로 FA기간 중 방출당한 한상훈, 잔여연봉 어쩌나

김경윤 2015. 12. 1.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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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사상 최초로 FA계약기간 중 방출통보를 받은 한상훈 스포츠서울 DB
[스포츠서울 김경윤기자]한화에서 방출당한 베테랑 내야수 한상훈(35)의 거취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한상훈은 30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보류선수 명단에 포함되지 않아, KBO리그 사상 처음으로 프리에이전트(FA) 계약 기간 중에 방출된 선수가 됐다. 한상훈은 지난 2013년 말에 4년 간 총 13억원(계약금 3억원·연봉 2억원·옵션 1억원)에 FA계약을 맺었다. 해당 계약 내용은 2017년까지 유효하다. 한상훈은 방출 통보를 받아 자유계약선수가 됐지만, 다른 팀으로 이적 시 내년 시즌과 내후년 시즌에 한화로 부터 받을 수 있는 연봉 총 4억원을 포기해야 한다. 만약 잔여 연봉을 받기 위해선 은퇴를 해야 한다. 한상훈으로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한화 구단은 한상훈과 육성선수(신고선수)계약을 다시 맺어, 재활을 도우면서 잔여 연봉을 보전해주겠다는 해결 방안을 내놨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한상훈이 “현재 몸 상태가 괜찮다”라며 경기 출전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일각에선 FA계약 기간 중 방출에 대한 야구규약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한상훈 방출, 무엇이 문제인가?

KBO가 FA다년 계약을 인정한 건 얼마되지 않았다. KBO는 지난 2010년 1월 FA 다년계약을 인정하는 규약을 개정하기 전까지 1년 계약만 인정했다. FA계약도 마찬가지였다. 실제론 총액 30~40억원짜리 다년 계약이 속출했지만, 규약상으론 ‘위법 행위’였다. KBO는 해당 규약이 사문서화 되자 2010년 초 이사회를 열어 규약을 손봤다. 그 때부터 다년 계약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규약이 개정된 2010년 1월 이전에도 FA 계약 기간 중 방출 사례가 있었다. 지난 2006년 LG에서 방출통보를 받았던 마해영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당시 KBO규약상 다년계약은 위법했기 때문에 ‘계약 기간 중 방출’이라는 용어 자체가 통용되지 않았다.
한상훈은 규약이 개정된 이후 FA 계약 기간 중 방출된 첫 번째 선수가 됐다. 한상훈이 2013년 말에 맺었던 계약 내용(4년간 총 13억원)은 규약상 적법하다. 한상훈은 이 액수를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
문제는 한화의 방출 통보로 한상훈이 돈과 은퇴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는 점이다. 자유계약 선수가 된 한상훈은 다른 팀과 자유롭게 입단 계약을 맺을 수 있지만, 한상훈을 영입하는 팀은 기존 계약을 승계할 의무가 없다. 현재 한상훈이 연봉 2억원 이상을 받고 다른 팀에 입단하기란 현실적으로 힘들다. 결국 한상훈은 다른 팀에서 적은 연봉으로 선수 생활을 이어가든지, 은퇴 선언 후 잔여 연봉 4억원을 한화로 부터 받든지 결정해야 한다.
‘FA선수의 계약 기간 중 방출 통보’는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다. 가령 고액 계약을 맺은 FA선수의 효용가치가 떨어졌다고 판단할 시, 별다른 이유없이 방출통보를 하는 사례가 속출할 가능성도 있다.

◇한화의 방안 ‘육성선수 전환 뒤 연봉보전 및 재활 돕겠다’

한상훈을 방출시킨 한화도 고민하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30일 “이번에 방출 통보한 대다수의 선수들은 부상 때문이다. 육성선수(신고선수)로 전환해 재활을 도우려 하고 있다. 한상훈도 마찬가지다. 한상훈과 최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육성선수로 남는 방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한상훈의 경우 발목이 좋지 않다. 재활을 전적으로 돕고 연봉도 보전해주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한상훈이 내년시즌 정식 선수로 경기에 뛰고 싶다는 의지가 있다는 것이다. 한상훈은 “발목 상태는 많이 좋아졌다. 한 시즌을 통째로 쉴 정도로 아픈 건 아니다. 현재 러닝 훈련을 비롯해 재활 훈련을 단계적으로 밟고 있다. FA계약기간 중 방출된 사례가 처음이라고 하는데, 사실 나도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 모르겠다. 혼란스럽다”라고 말했다.
한화 구단과 한상훈이 원활한 조율과정을 진행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조율 과정이 틀어지게 될 경우 법적 문제로 비화될 수도 있다. 한화 관계자는 “그 정도 상황까지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최대한 매끄럽게 매듭짓겠다”고 말했다.
KBO는 관망세다. KBO 정금조 운영부장은 “현재 상황으로선 한화 구단과 한상훈 측의 조율 과정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FA계약기간 중 방출 조치에 대한 규약이 필요한 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 안지만, 윤성환에 대한 거취 문제는 정반대다. 삼성은 30일 보류선수 명단을 발표하면서 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임창용은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 즉 방출조치 시켰지만 안지만과 윤성환은 보류 선수 명단에 포함시켰다. 삼성 관계자는 “안지만과 윤성환은 모두 FA계약기간이 남아있는 다년 계약자다. 혐의 내용도 밝혀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bicycl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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