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화폐굴기'..개방 따른 리스크 견딜 체력은 있는가

장안나 기자 2015. 12. 1.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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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SDR 편입..축포 아직은 이르다

(베이징/뉴욕 로이터=뉴스1) 장안나 기자 = 중국 위안화가 마침내 국제기축통화로 정식 인정을 받았다. 위안화의 국제적 지위가 한층 향상된 셈이지만 축포를 터뜨리기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위안화의 외환보유액 적립비중이 낮고 정부가 시장을 통제하는 등 국제통화로서 위안화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경제가 시장 개방에 따른 금융리스크를 견딜 체력이 부족하다는 진단마저 나온다.

세계 패권을 쥔 미국에 도전장을 내민 중국이 국제경제에서의 역할을 강화하려면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한 셈이다.

중국은 이번 결정으로 금융시장 개혁을 실시하라는 거센 압력에 직면할 전망이다. 위안화 자산에 대한 시장 신뢰를 얻고 금융시장 리스크를 차단하기 위한 시장개혁 과제를 안게 됐다.

◇ 위안화 5번째 SDR 바스켓에 편입

국제통화기금(IMF)은 30일(현지시간) 집행이사회를 열어 위안화의 특별인출권(SDR) 구성통화 편입을 최종 결정했다. 미국 달러화와 영국 파운드화, 유로화, 일본 엔화에 이어 5번째로 SDR 구성통화 바스켓에 포함된 셈이다. SDR 통화 편입 후 효력은 2016년 10월부터 발생한다.

위안화의 SDR 편입 비율은 10.92%로 정해졌다. 이는 미 달러화(41.73%), 유로화(30.93%)에 이어 3번째로 높은 것이다. 엔화는 8.33%, 파운드는 8.09%다. 중국은 앞으로 그리스 구제금융 지원 등과 같은 IMF의 주요 결정에 관여하게 된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총재는 결정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위안화의 SDR 편입은 중국 경제의 글로벌 금융시스템으로의 통합을 위한 중요한 이정표"라고 말했다. 인민은행도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결정으로 중국의 경제발전과 최근의 개혁노력이 IMF의 인정을 받은 셈"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 금융시장 개혁 거센 압력 직면

하지만 전문가들은 위안화가 기축통화인 달러화 지위를 넘보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지적한다.

말콤 폴리 스튜어트 캐피털 어드바이저스 수석투자책임자는 “중국도 궁극적으로는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달러화의 세계 기축통화 지위를 빼앗고 싶어한다”고 논평했다. 그는 “하지만 지정학적 관점에서 달러화만큼 안전한 통화가 등장할 때까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전문가들은 “중국이 자본시장을 완전히 자유화하고 위안화의 자유로운 변동을 허용하지 않는 한 투자자들이 위안화 자산투자에 여전히 신중한 자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한다.

중국의 금융시장 리스크 통제능력이 아직 개선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지 유명 싱크탱크인 중국국제교류센터(CCIEE)의 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자본계정 개방을 서두르는 것은 금융리스크 통제에는 방해가 된다”면서 “아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기사에서 중국의 제도적 취약성을 강조했다. 정부가 여전히 자본 유출입을 통제하고 환율도 관리하는 후진적 관치금융을 이어가고 있는 데다, 금융시장의 깊이마저 미국·영국에 비해 한참이나 얕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0일자 기사에서 IMF가 제시한 ‘자유로운 사용’ 요건이 ‘자유로운 태환’이 가능한 다른 기축통화보다 훨씬 완화된 기준이라고 지적했다.

스티븐 잉글랜더 씨티 G10(선진 10개국) 외환전략 대표는 “IMF가 위안화의 SDR 편입 기준으로 요구한 ‘자유로운 사용’ 요건은 외환보유액 관리자와 공식기관들이 위안화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유동성의 원래 정의는 공식기관들뿐 아니라 세계 전체가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냐 깁스 국제금융협회(IIF) 금융시장 대표는 “위안화가 진정한 기축통화로 인정받으려면 법적시스템과 정책결정 과정, 중앙은행 독립성과 은행권 감독 등에 대한 신뢰가 구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WSJ는 30일자 기사에서 앞으로 3개월 동안 인민은행이 성장둔화에서 비롯되는 금융시장 하락 압력에 대처하는 과제를 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中, 위안화 SDR 편입후 개혁 고삐 늦춘다" 관측도

위안화가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준비통화에 편입되고 나면 중국이 개혁고삐를 늦추리란 염려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기축통화 편입 후 중국의 추가 변화를 원하는 국제사회의 기대와는 달리 중국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나면 개혁속도를 낮출 것으로 우려한다.

로이터는 중국 정책 내부자 및 국제 정책결정자들은 중국이 최근의 개혁 속도를 그대로 이어가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고 30일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보수주의자들로 하여금 울며 겨자 먹기로 개혁에 동의하게 만든 ‘국가위상의 강화’ 명분이 없어진다. 위안화의 SDR 편입 후 더 이상의 적극적 개혁은 무리라는 보수론자들의 반대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더 중요한 근거는 최근 들어 휘청거리는 중국 경제가 위안화 자본계정 자유화의 추가 개혁을 견뎌내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IMF는 인민은행의 비교적 높은 금리수준이 SDR 금리를 높일 수 있다고 평가한다. 그럴 경우 IMF가 일부 채무국에 대출해주는 비용이 오를 수 있다는 의미다. IMF는 위안화 편입이 기관의 재정상황에 미칠 영향을 내년 4월 검토할 예정이다.

sub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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