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챌린지 눈물 스토리①]대구, 조광래 사장은 이틀 동안 세상에 나오지 못했다

최용재 2015. 12. 1.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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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월 22일 대구스타디움에서 대구 FC와 강원 FC의 경기가 열렸다. 대구 FC 지넬손(오른쪽에서 두번째)가 선취골을 터트린 뒤 동료선수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2011년 11월 27일 K리그 클래식 포항 스틸러스와 FC서울의 경기가 포항종합운동장에서 열렸다. 포항 노병준이 골을 성공시킨 뒤 황선홍 감독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11년 당시 대구FC 이영진 감독의 모습
[일간스포츠 최용재]
기사 이미지

K리그 챌린지(2부 리그)는 '그들만의 리그'라 불리기도 한다.

K리그 클래식(1부 리그)에 비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경기장은 텅텅 비기 일쑤다. 하지만 그들도 희망을 안고 산다. 좌절은 할지언정 포기는 없다. 리그 막바지 클래식 승격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은 축구 팬들의 심장을 흔들었다.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고 팬들의 마음을 끌 수 있다는 희망을 제시했다.

일간스포츠는 대구FC와 서울이랜드, 수원FC 등 챌린지 3개 구단들의 스토리를 ①대구의 눈물 ②서울 이랜드의 눈물 ③수원FC의 눈물 등 3회에 걸쳐 조명한다.

대구와 서울이랜드는 올 시즌 클래식 승격이 좌절됐지만 그 도전은 충분히 아름다웠다. 부산 아이파크와 승강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있는 수원FC는 열악한 환경을 딛고 일어서 승강 PO 문턱까지 올랐기에 더 의미가 있다. 승격에 성공을 하든 실패를 하든 그들이 흘릴 눈물은 충분히 감동적이다.

첫 번째로 '대구의 눈물'을 소개한다.

조광래(61) 대구FC 사장은 이틀 동안 세상에 나오지 못했다.

2014년 9월 사장에 부임해 대구의 놀라운 변화를 이끈 그는 지난 달 30일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이틀 동안 집 밖에 한 발짝도 나가지 않았다. 많은 전화가 왔지만 그 어떤 전화도 받지 않았다. 누구도 만나고 싶지 않았고, 어떤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구가 너무나 안타깝게 클래식 승격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큰 좌절감과 상처를 받은 그는 '은둔 생활'을 택했다.

대구는 시즌 대부분 1위를 달리며 1부 리그 자동 승격이 기정사실화 됐다. 하지만 마지막 4경기에서 3무1패로 승리하지 못해 상주 상무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승점과 골득실도 같아 다득점(상주 77골·대구 67골)에서 밀렸다.

마지막 희망을 가졌다. 하지만 챌린지 플레이오프에서 돌풍의 팀 수원FC에 1-2로 패배해 2부 리그 잔류가 확정됐다.

이영진(52) 대구 감독 역시 "잘 해왔는데 마지막 결과가 너무나 아쉽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고, 대구의 노장 공격수 노병준(36)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충격이 컸다"고 아파했다.

실패의 상처는 컸다. 하지만 조 사장과 이 감독, 그리고 노병준은 희망을 찾았고 미래를 기약했다. 그들은 포기하지 않겠다고 입을 모았다.

◇실패는 아팠다

조 사장의 마음은 아팠다.

그는 "입으로 들어온 떡을 삼키지 못했다. 5경기에서 1경기도 승리하지 못했다. 1경기만 이겼다면 우승이었다. 속에 불이 났다. 정말 1부로 올라가고 싶었는데 마지막에 이렇게 되니 죽겠다"며 "아직도 정신이 몽롱하다. 한 방 얻어맞은 느낌이다. 이런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다. 내가 뛰어 들어갈 수도 없는 일이다. 너무 답답했다"고 한탄했다.

그리고는 자신보다 대구 시민들을 더 걱정했다.

그는 "처음부터 못했다면 기대도 안 하겠지만 잘했다. 마지막에 이렇게 되니 대구 시민들이 더 아쉬워했다"며 "평소에 대구 축구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는데 이렇게 됐다. 시민들에게 너무나 죄송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 감독은 "라운드를 진행하면서 팀이 정말 좋아졌다. 그래서 좋은 기회가 왔다. 그런데 그 기회를 잡지 못했다. 과정을 돌아보면 안타까울 뿐이다"며 "마지막 이런 결과를 냈다. 대구 시민들께 보답을 하지 못한 것 같아 너무나 죄송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노병준도 "아쉬움이 크다. 수원에 질 때 '이제 끝났구나'라고 생각을 했다. 많은 꿈을 꿨는데 그 꿈이 산산조각이 났다"며 "초반 성적이 잘 나와 팀 선수들이 모두 우승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런데 이렇게 되니 당황함에 말도 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희망을 봤다

조 사장은 실패 속에서 희망을 찾았다.

그는 "선수와 지도자를 거쳤고 대구 사장으로 뛰어 들었다. 대구 축구를 다시 활성화시켜 보자는 의지가 컸다. 정말 많은 신경을 썼다"며 "그러자 대구 시민들이 기대하기 시작했고 분위기가 좋아졌다. 마지막 부천FC전에 1만3000명 이상이 왔다. 동원한 것이 아니다. 그만큼 관심이 높아졌다"고 대구 축구붐의 시작을 확신했다.

이어 그는 "분명 희망을 봤다. 앞으로 노력한다면 대구 축구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며 힘주어 말했다.

이 감독도 대구 축구붐을 느끼고 있었다. 이 감독은 "예전에 비해 올해 대구 시민들의 성원과 응원이 정말 많아졌다. 서포터즈의 사랑도 커졌다. 그라운드에 있으면 이런 것들을 느낄 수 있다"고 반겼다.

노병준은 "관중이 없다고 서운하지 않다. 우리가 더 노력해야 할 숙제다. 그래야 관중들도 눈을 돌린다"며 "그래도 다행인 것은 올 시즌 우리에게 조금식 관심을 준다는 것을 느꼈다. 이 자체만으로도 챌린지가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희망은 충분히 있다"고 희망을 제시했다.

◇미래를 확신한다

조 사장은 희망을 확신으로 바꾸려 한다.

그는 "1부 리그 승격에 실패했어도 전용구장과 클럽하우스 건립 계획(2018년 개장 목표)은 계속된다. 대구가 창단하고 그동안 준비를 못한 부분을 내가 추진하고 있다"며 "대구시 등 주위에서 많은 협조를 해주고 있다. 대구 축구를 살려보자는 공감대로 뭉쳐있다"고 인프라 구축에 대한 믿음을 얘기했다.

스쿼드에 대한 자신도 있다.

그는 "미래를 위해 젊은 선수들을 많이 뽑아 놨다. 예전 FC서울에서 이청용 등 어린 선수들을 뽑아 좋은 팀이 됐다. 이런 것들을 예상해 자질이 좋은 고등학생 선수들을 뽑았다"며 "내년부터 베테랑들이 뒷받침을 해주고 어린 선수를 잘 키워가면서 팀 전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도 같은 생각이었다. 이 감독은 "조광래 대표팀의 축구 철학과 장기 계획이 움직이기 시작한 첫 해였다"며 "짧게는 3년, 길게는 5년 정도 되면 정말 좋은 팀으로 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본다. 재능 있는 어린 선수들도 많이 뽑았다"고 설명했다.

노병준은 "챌린지 선수들이 리그 발전과 흥행을 위해 더 노력을 해야 한다. 노력을 하면 반드시 확신이 생길 것"이라며 "나 역시 노력할 것이다. 클래식에서 은퇴를 하고 싶다. 아름답게 마무리 하고 싶다. 그 못다한 숙제는 클래식에서 마치고 싶다"고 아름다운 미래를 기약했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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