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사실상 기축통화] 국제적 인정받은 중국 위안화..'달러 패권'에 도전장

이인숙 기자 2015. 12. 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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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엔화 제치고 국제결제통화 비중 4위로 올라서당장 달러처럼 통용 안돼도 각국 '위안화 보유' 늘릴 듯

중국 위안화가 70년간 유지돼 온 미 달러화의 독점적 지위를 흔들 수 있을까.

위안화가 달러화 패권에 도전하는 긴 여정의 출발점에 섰다. 30일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에 위안화가 편입될 경우 위안화는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인증받게 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달러화의 아성이 당분간 유지되겠지만 위안화 블록이 확대되면 국제금융시장은 중장기적으로 다극화 체제로 접어들 거라고 전망하고 있다.

위안화는 국제통화가 되기 위한 ‘기본 체력’을 이미 갖췄다. 중국은 세계 3번째 수출규모를 자랑한다. IMF에 따르면 중국은 2005~2009년 세계 전체의 교역량의 8.1%에서 2010~2014년 11%로 증가했다. 국제은행간통신협정(SWIFT) 집계에 따르면 위안화의 국제결제통화 비중은 올 8월 기준 2.79%로 처음으로 엔화(2.76%)를 제쳤다. 달러와 유로, 파운드화에 이은 4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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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2010년에도 위안화 SDR 편입을 노렸지만 고배를 마셨다. 자유롭게 유통될 수 있는 통화가 되기엔 아직 부족하다는 이유였다. 이후 중국은 위안화의 국제화 작업을 야심차게 준비해왔다. 가장 대표적인 조치가 2005년 이후 관리변동환율제를 실시한 이후 처음으로 지난 8월 세 차례에 걸쳐 위안화 가치를 5% 정도 기습 절하한 것이다. 시장환율과 정부고시환율 간의 괴리를 줄이려는 시도다. 중국은 이후 환율산정에 당국의 개입을 줄이고 시장 수급에 따라 움직이도록 체제도 바꿨다. 중국의 조치에 IMF는 긍정적 신호로 화답했다.

위안화가 국제적으로 통용되도록 하는 작업도 속속 진행됐다. 지난 10월20일부터 영국 런던에서 1년 만기 위안화 표시 국채 50억위안어치(8900억원)가 발행됐다. 중국 정부가 해외에서 자국 통화로 표시된 국채를 발행한 것은 처음이다. 위안화를 무역결제 수단뿐 아니라 투자수단으로 한 단계 올리기 위한 차원이다. 지난 9월30일부터는 역내 외환시장을 외국 중앙은행에 처음으로 개방했다. 중국은 2008년 이후 전 세계 33개 국가와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다. 규모가 약 3조3122억위안(약 592조원)에 달한다.

위안화가 SDR에 편입된다고 해서 단시일 내 위안화가 달러처럼 쓰이는 것은 아니다.

SDR는 실제 국제 거래에서 통용되는 수단은 아니다. 또 전 세계 외환보유액 대비 SDR 총 발행량은 1.25%에 불과하다. 하지만 SDR 편입이 갖는 상징성과 영향력은 자못 크다.

IMF가 달러처럼 위안화를 국제통화로 안심하고 보유해도 좋다고‘보증’한 것이기 때문이다. 각국 중앙은행들은 점차 위안화 보유액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자본시장연구원 주현수 연구원은 “앞으로 위안화를 중심으로 한 자본거래가 점점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스탠더드차타드는 내년 위안화 수요가 몰려 약 850억달러가 유입되고 2015년 각국 외환보유액 대비 2% 수준인 위안화 보유액이 2020년 5%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 후속작업은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1월 시행된 상하이와 홍콩 증시의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후강퉁’에 이어 선전과 홍콩 증시의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선강퉁’ 도입도 이르면 연내 시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자본시장의 문턱을 낮추는 적격국 내 개인투자자제도(QDII2), 채권시장 대외개방 확대조치 등도 기다리고 있다.

<이인숙 기자 sook9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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