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96억' 박석민, 빛나는 '노블리스 오블리제'

박현철 기자 2015. 12. 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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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현철 기자] KBO 리그 10개 팀 가운데 넥센 타이어와 협력 관계인 서울 히어로즈를 제외하면 9개 구단은 모기업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탄생한 팀들이다. 구단 자체가 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팀뿐만 아니라 선수의 이미지와도 관계가 깊다. 그만큼 팬들에게 미치는 파급 효과도 대단하다. 스타플레이어가 사랑을 받고 명예와 부를 쌓을 수 있는 것은 팬들의 사랑을 받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사랑을 다른 사람들에게 베푸는 것도 프로 선수의 덕목 가운데 하나. NC 다이노스와 4년 최고 96억 원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맺은 박석민(30)의 마음씨는 계약 금액만큼 빛난다. 원 소속팀 삼성 라이온즈와 우선 협상 기간 도장을 찍지 않은 박석민은 지난달 30일 NC와 4년 최고 96억 원(보장 금액 86억 원=계약금 56억 원, 연봉 30억 원, 플러스 옵션 10억 원)에 도장을 찍으며 야구 인생 새 도전에 나섰다.

NC가 거액에 박석민을 잡은 데는 이유가 있다. NC는 1군 2년째 시즌인 2014년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데 이어 1군 3년째 시즌인 올해 플레이오프 직행에 성공했다. 10승 투수 손민한이 '박수 칠 때 떠나듯' 은퇴하는 등 전력 공백도 있으나 NC 선수단 자체 힘이 좋아진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강력했던 타선에 공수를 겸비한 5번 타자 박석민이 가세하며 NC는 이변이 없는 한 2016년 시즌 10개 구단 최강의 화력을 자랑할 수 있다. 1군 4년째 시즌 에 한국시리즈 직행 그 이상을 겨냥하고 있다.

이 계약으로 박석민은 2015년 시즌 개막 전 KIA와 4년 90억 원 계약을 맺은 오른손 투수 윤석민을 제치고 KBO 리그 역대 최고액 FA 계약자가 됐다. 그런데 박석민은 NC와 계약을 맺으면서 4년 간 매년 2억 원을 어려운 환경의 어린이들을 돕는 데 기부하기로 했다. 세밑 불우 이웃을 돕기 위해 구단 봉사 활동에 참여하거나 팬들과 나눔의 행사를 개최하는 선수들도 많지만 기부를 애초부터 계약 조항에 넣는 경우는 국내에서 흔한 일은 아니다. 기부로 세제 혜택을 받는 이점도 있으나 시도 자체가 위대한 일이다.

배석현 NC 단장은 박석민의 기부까지 계약 조항에 포함한 데 대해 “박석민이 FA 계약을 앞두고 가족들과 상의해 내린 결정이다. 두 아들 준현(9), 서준(3)이를 키우는 아버지로서 어려운 환경에 있는 이웃과 어린이들에 대한 지원과 보호가 더욱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한다”며 “일회성 기부가 아니라 꾸준히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한다. 구체적인 실행 계획은 조만간 다시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석민의 평소 자세를 떠올리면 그리 놀랄 만한 일도 아니다.

삼성 시절부터 박석민은 자신이 주전급으로 우뚝 선 후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자신이 기회가 된다면 베풀고자 했다. 2008년 김현욱 삼성 트레이닝 코치의 자선 경매 행사 때 기꺼이 자신의 야구 용품을 기증했고 구단 차원에서 진행하는 소외 계층 돕기에도 참여했다. 경기 때 심심치 않은 '몸 개그'를 보여 팬들에게는 익살꾼으로 알려진 박석민이지만 그는 진지한 생각도 많이 하고 자신이 받은 사랑을 어두운 곳에 베풀어 밝게 만들고자 했다.

시즌이 끝나고 불우 이웃 돕기에 나서거나 기부로 세밑을 훈훈하게 하는 프로 야구 선수들은 많다. 국가 대표 선수들이라면 국제 경기 출전도 있어 그나마 매년 12월 한 달이 쉴 수 있는 휴식기지만 그 가운데서도 받은 사랑을 베푸는 데 익숙하다. 박석민의 삼성 선배인 이승엽, 장원삼 등은 선행을 거듭하고 사랑을 베풀었다. 또한 팬들과 사회 공헌 활동을 펼치는 박용택(LG), FA 계약과 함께 거액을 기부한 강민호(롯데), 재활 가운데서도 팬들과 연말 자선 행사를 개최하는 한기주(KIA) 등은 대표적인 프로 야구 '훈남'들이다.

'잠실 아이돌' 정수빈(두산)은 구단 요청이 없어도 스스로 자선 행사를 찾고 안치홍(KIA-경찰청), 신본기(롯데-경찰청) 등은 연봉이 많지 않을 때도 기부와 자선 활동으로 프로 선수로서 가치를 스스로 높였다. 최근 NC에서 은퇴하고 호주로 건너 간 왼손 투수 이혜천은 소아암 환아 돕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관심을 기울였다. 일부 선수의 해외 원정 도박 파문 등으로 시끄럽기도 했으나 알게 모르게 봉사 활동과 기부로 프로의 가치를 높이는 선수들도 많다. 박석민의 '선행 예고'도 이와 똑같은 취지다.

부와 명예를 지닌 스타플레이어가 '금수저'였던 것은 아니다. 모두 어려움을 겪고 딛고 일어서 한 팀의 주전 선수가 되고 리그를 주름잡는 스타플레이어로 우뚝 섰다. 그들 가운데 자신이 많은 이들의 도움을 받아 성장했다는 사실을 알고 다른 이들에게 베풀고자 하는 선수들이 훨씬 많다. 'FA 최고액 선수'로 우뚝 선, 이미 예전부터 마음이 따뜻했던 박석민은 앞으로도 꾸준한 기부를 약속하며 자기 이름 앞의 수식어를 더욱 찬란하게 했다.

[사진1] 박석민 ⓒ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사진2] 장원삼 ⓒ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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