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미친 몸값..야구판이 흔들린다

입력 2015. 12. 1. 05:48 수정 2015. 12. 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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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에이전트(FA) 시장이 과열되면서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3루수 박석민(왼쪽)은 30일 NC와 4년 최대 96억원에 사인했고, 좌완 불펜 정우람은 한화와 4년간 84억원에 계약했다. 스포츠동아DB
최저연봉 2700만원 시대…어제 하루 FA 4명 몸값만 ‘253억원’

중계권 파이 줄고 관중수입도 한계인데
FA선수들은 제 몸값 높이는데만 신경
“시장논리 좇다 공멸” 야구계서도 비판
11월의 마지막 날, 프리에이전트(FA) 몸값 총액만 253억원에 달하는 메가톤급 이적 시장이 열렸다. 이날 하루 한화가 정우람(30)과 심수창(34)을 영입하는 데 쓴 몸값(보상금 제외)만 97억원에 달한다. NC는 박석민(30) 1명을 데려오는 데 96억원(옵션 10억원 포함)을 썼다. 롯데는 11월 29일과 30일 이틀 동안 윤길현, 손승락을 위해 98억원을 뿌렸다. 가히 ‘돈폭탄’이 FA 시장을 덮치고 있다. 원 소속구단 잔류 선수 11명(총액 334억7000만원)과 타 구단 이적 선수 7명(총액 383억원)의 몸값을 합치면 717억7000만원에 달한다. 역대 FA 최대 돈 잔치인 것은 물론, 김현수(28)와 오재원(30·이상 전 두산)까지 가세하면 이 액수는 천정부지로 치솟을 상황이다.

● 거품도 사야만 하는 시대

삼성이 2005시즌을 앞두고 FA 심정수(4년 60억원)와 박진만(4년 39억원)을 영입하자 ‘이러다 야구판 망한다’는 소리가 나왔다. 2007시즌을 마치고 FA가 된 김동주가 당시 소속팀 두산의 4년 60억원 제의를 거절했을 때 야구계에선 ‘현대 유니콘스의 가치가 60억원인데 말이 되느냐’는 충격적 반응 일색이었다. 그러나 적어도 이때까지만 해도 특A급 선수에게만 해당되는 일인 줄 알았다. 그러나 2011년 11월 이택근(넥센), 2012년 11월 김주찬(KIA)의 50억원 계약을 기점으로 이제 FA는 거품도 사야 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야구단 운영비는 눈먼 돈이 아니다!

A구단 단장은 30일 “이러다가 한순간에 감당이 안돼 판이 깨질 수 있다. 육성을 한다고 2군 구장을 지어놓았다. 거기에 매년 들어가는 고정비용만 30억∼40억원이다. 이래놓고 FA에 또 돈을 쓰니, 야구단만 다른 세상에 사는 것 같다”고 개탄했다. 야구계의 한 인사는 “낙하산 사장이 자기 임기 때 성적을 내서 그 자리에 더 오래 있으려는 생각이 강하다보니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인사는 “시장원리도 맞지만, 이러다 공멸한다. 방송중계권만 해도 이제 8팀이 아니라 10팀이 나눠 가져서 몫이 줄어든다. 관중 증가도 임계점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결국 해법은 프런트의 전문성에 입각한 장기 비전뿐이다. 한 단장은 “선수 수급을 보고 우승 전력이면 베팅할 만하다. 그러나 야구가 선수 1명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다. 모든 구단이 경쟁적으로 이러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연간 야구단 운영비가 400억원을 웃도는 시대다. 모기업의 지원도 한계에 임박했다. 야구를 알고, 상황을 컨트롤할 프런트의 통찰력이 절실한 시대다. 심화되는 양극화

사실상 100억 선수가 속출하는 시대에 정작 최저연봉은 2700만원이다. 1982년 600만원으로 시작해 33년 동안 2100만원이 올랐을 뿐이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상승폭이 미미하다. 야구 생태계를 고려할 때 야구인 전체가 심각하게 느낄 일인데, 돈 많이 받는 데만 관심이 쏠린 분위기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박충식 사무총장은 “KBO와 구단을 비롯한 야구계 전체가 최저연봉과 은퇴 후 연금 증액에 대해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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