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다녀오겠다'는 朴대통령 말의 위력
"그럼, 저는 믿고 갑니다."
30일 여권(與圈)에선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프랑스 출국 직전 배웅 나온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에게 했던 이 말이 화제였다.
박 대통령이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 처리를 당부할 때 한 말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여당은 이날 야당과의 심야 협상을 통해 합의를 끌어냈다. 원 원내대표는 협상 뒤 웃으면서 "솔직히 박 대통령이 나를 보면서 '그럼, 믿고 가겠다'고 말하던 얼굴이 협상 때 생각나긴 하더라. 중압감을 느꼈다"고 주변 인사들에게 말했다.
여당 내에선 박 대통령이 '믿음'이란 말을 꺼내는 게 어떤 의미인지 잘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08년 총선을 앞두고 벌어졌던 이른바 '친박 공천 학살' 사건 때다. 당시 공천 작업 직전에 박 대통령은 당 지도부를 찾아가 "그럼, (공천을) 공정하게 하리라고 믿고 맡기겠다"고 했다. 그러나 김무성 의원 등 측근들이 대거 탈락했다. 이때 격분한 박 대통령이 한 말이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였다. 당시에 "믿겠다"는 말의 상대였던 강재섭 대표와 이방호 사무총장은 18·19대 국회 진출에 실패했다.
박 대통령은 한나라당 대표 시절부터 주변을 질책할 때 "그럼, 어떻게 믿고 일을 맡기겠느냐"는 말을 했다. 친박 핵심들은 "'당신이 계속 그런 식으로 하면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는 의미"라며 "참모나 측근들에게 이 말은 거의 지진 강도 8~9도에 해당하는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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