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TALK] 회계사 검은 돈벌이.. 별거 아니라는 회계법인

윤주헌 기자 2015. 12. 1.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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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한 지 얼마 안 된 주니어 회계사들이 대부분이고 자주 있는 일도 아니라서 회계법인 전체의 문제라고 보기 힘듭니다."

최근 검찰 수사로 밝혀진 대형 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들의 범죄 행위와 관련해 회계법인 차원의 후속 조치가 있느냐는 질문에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이렇게 답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담담하게 상황을 정리하고 넘기기에는 이번 사건이 그렇게 간단치만은 않습니다. 사건 내용은 이렇습니다.

지난 19일 서울남부지검은 대형 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들의 대규모 미공개 정보 이용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회계사들이 회계법인의 고객인 기업체에 감사를 나갔다가 회사 내부만 알 수 있는 미공개 실적 정보를 접하고 이를 주식 투자에 활용해 부당한 이득을 올렸다가 수사 당국에 발각된 것입니다. 이들은 자기가 직접 감사를 맡은 기업의 공시 전 실적 정보를 입수해 주식 및 선물거래로 수억원의 이득을 보거나, 정보를 지인에게 전달해 이득을 보게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적발된 인원은 32명으로, 검찰은 이 중 억대 이득을 챙긴 2명은 구속하고 액수가 적은 11명은 불구속 기소하거나 약식기소를 했습니다. 나머지 19명은 정보 전달 역할만 하고 이득을 본 것은 없어서 현재 공인회계사회에서 징계 수준을 검토 중입니다. 구속된 2명을 포함한 26명은 삼일회계법인 소속이고, 4명은 삼정회계법인, 2명은 안진회계법인 회계사였습니다. 이른바 회계법인 '빅 4'에 속하는 곳입니다.

문제가 된 회계법인들은 회계사 초년병들의 '일탈'로 여기는 듯합니다. 회계법인에서 조직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인 대책 마련에 굳이 나설 것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렇지만 현실은 조금 다릅니다. 감사를 하면서 알게 되는 회사 내부 정보는 셀 수 없이 많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이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3년 차 대형 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는 "내부 정보로 이득을 보는 것은 실행에 옮기느냐가 문제지 늘 유혹은 있다"고 말했습니다.

회계법인들은 소수의 일탈행위로 문제를 눙치려 할 게 아니라, 소속 회계사들이 특권을 이용해 얻은 정보를 '검은 돈벌이'에 활용하지 못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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