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몸값 이상과열 비공식 에이전트탓?
[동아일보]
30일 오전 프로야구 한 지방 구단에 전화가 걸려왔다. 자유계약선수(FA) 정우람(30)의 사실상 에이전트 노릇을 하고 있는 A 씨였다. 이 구단 관계자는 “정우람에게 접촉하지 않았는데 먼저 전화가 왔다”며 “진짜 영입 의사가 궁금했다기보다 한화와 협상을 유리하게 진행하려고 우리를 끌어들이려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야구 규약에는 “누구든지 선수 계약과 관련해 선수의 대리인 역할을 담당하는 등 선수의 계약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고 돼 있다. 하지만 지난해 장원준(30)이 두산과 FA 계약을 맺을 때도 A 씨가 중간에서 움직였다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렇게 에이전트를 인정하지 않는 제도가 오히려 A 씨 같은 인물을 자유롭게 만든다. ‘물 밑에서’ 템퍼링(사전 접촉) 금지 조항과 무관하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선수가 협상 테이블에서 원 소속 구단에서 제시받은 조건을 알려주면 이를 가지고 다른 구단과 미리 의견을 조율하는 형식이다.
한 야구인은 “A 씨를 포함해 3명 정도가 지난해부터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들이 몸값을 올려주니 선수들에게는 고마운 존재겠지만 몸값 과열 등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부정적인 면도 존재한다”며 “지난해부터 선수들의 몸값이 부쩍 올라간 데는 이들이 끼친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도 몸값 과열 현상은 되풀이됐다. 다른 야구계 인사는 “FA를 영입하면 보호선수 20명 외 1명을 다른 팀에 내줘야 한다. 프로야구 각 구단 21번째 선수 평균 몸값이 연간 3억2500만 원이나 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심수창(34)이 한화에서 4년간 받기로 한 13억 원을 연간 기준으로 나누면 3억2500만 원이 나온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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