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푸틴, 파리서 회담..시리아·우크라 사태 등 논의(종합)

유엔기후변화 회의장서 별도 회담.."오바마, 러 전폭기 피격 사건에 유감 표명"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유엔기후변화 회의장서 별도 회담…"오바마, 러 전폭기 피격 사건에 유감 표명"

(모스크바·런던=연합뉴스) 유철종 황정우 특파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비공개 양자 회담을 했다.

리아노보스티와 A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파리에서 개막한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 참석한 두 정상이 총회 일정과 별도로 따로 만나 약 30분 동안 회담했다.

두 정상은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한 국제사회 공조, 시리아 사태, 터키 전투기의 러시아 전폭기 격추 사건,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비서(공보수석)는 회담 뒤 "오바마 대통령이 러시아 전폭기 피격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페스코프는 두 정상이 시리아 문제도 논의했다면서 "시리아 사태의 정치적 해결 과정 착수로 나아가자는데 견해를 같이했다"고 소개했다.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 올해 초 체결된 민스크 평화협정의 조속한 이행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페스코프는 덧붙였다.

AP 통신도 오바마 대통령이 러시아 전폭기 피격 사건으로 조종사를 비롯한 인명 희생이 발생한 데 대해 푸틴 대통령에게 유감을 표시하고 터키와의 긴장 수위를 낮출 것을 권고했다고 전했다.

오바마는 또 시리아 사태 해결 방안과 관련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정치적 사태 해결 과정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푸틴 대통령에게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는 동시에 시리아에서 공습 작전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 공군이 아사드 정권에 맞서 싸우는 반군이 아니라 IS 근거지 공격에 집중할 것을 촉구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오바마는 이밖에 우크라이나 사태의 외교적 해결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대러 제재는 러시아가 민스크 협정을 이행할 때만 해제될 수 있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고 백악관은 설명했다.

푸틴과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이달 중순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도 약 20분 동안 짧게 만난 바 있다.

두 정상은 또 지난 9월 말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서도 만나 시리아·우크라이나 문제 등 국제현안을 논의했다.

이처럼 잇단 회동에도 국제 현안을 둘러싼 두 정상 간의 견해차는 쉽게 좁혀지지 않고 있다.

특히 시리아 사태와 관련 오바마는 여전히 알아사드 대통령 퇴진을 사태 해결의 전제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반면 푸틴은 알아사드의 정부군을 IS 격퇴전의 동맹군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미국은 또 지난 24일 발생한 터키 전투기의 러시아 전폭기 격추 사건과 관련해서도 러시아 전폭기가 터키 영공을 침범한 것이 원인이 됐다는 터키 측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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