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대리전 구도 흔들..'어제의 동지, 오늘의 적'

2015. 11. 30.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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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측 반군과 '미국 IS 격퇴 파트너' 쿠르드 간 충돌 러, 시리아 내 터키 관련 시설 무차별 공습..빵공장도 폭격
FSA 소속 수쿠르자발여단이 알레포 북부에서 SDF의 깃발을 불지르는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터키 구호단체 IHH, 러시아 공습에 시리아 내 빵공장 파괴 주장

터키 측 반군과 '미국 IS 격퇴 파트너' 쿠르드 간 충돌

러, 시리아 내 터키 관련 시설 무차별 공습…빵공장도 폭격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준억 특파원 = 시리아 내전이 발발 4년8개월 만에 기존 대리전 구도를 흔드는 혼전에 빠져들고 있다.

터키와 미국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축출하려고 함께 반군을 지원했지만 최근 시리아 북서부에서 양국이 지원한 세력 간 충돌을 빚고 있다.

터키와 걸프국들, 서방이 지원한 '자유시리아군'(FSA) 소속인 투르크멘족 반군은 최근 미국의 '이슬람국가'(IS) 격퇴전 대리군인 쿠르드족 민병대 '인민수비대'(YPG)와 일전을 벌이고 있다.

알아사드를 비호하는 러시아는 이 충돌에서 터키 측 반군을 공습해 미국과 의도치 않게 공조하는 양상이다.

아울러 러시아는 자국 전투기 격추에 보복하고자 시리아에서 터키와 관련된 대상을 무차별 공습해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 터키 측 FSA와 미국 측 YPG, 터키 접경지서 격돌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30일(현지시간) 시리아 북부 알레포 주의 터키 접경 지역인 아자즈에서 FSA 계열의 반군과 YPG가 주축인 '시리아민주군'(SDF)이 교전을 벌였다는 현지 활동가들의 보고를 전했다.

SOHR는 전날 충돌에서 FSA 계열 반군은 15명, SDF는 8명이 각각 사망했다고 밝혔다.

시리아 반군과 활동가들에 따르면 SDF는 지난주부터 FSA 소속인 수쿠르자발여단이 장악한 아자즈에서 공세를 펼쳐 마을 여러 곳을 장악했다.

수쿠르자발여단은 전날 반격에 나서 일부 마을을 탈환하고 SDF의 깃발을 불지르는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SDF는 미국이 IS 격퇴 지상전에 활용하는 대리군으로 YPG 외에도 아시리아족과 아랍족도 일부 참여했으나 사실상 YPG와 같은 조직이다.

YPG는 시리아 북부 터키 접경지역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으나 서부 점령지인 아프린은 중부 코바니에서 동부 하사케까지 이어진 점령지와 떨어져 있어 통합을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린과 접한 아자즈는 FSA가 장악하고 있으며 아자즈부터 유프라테스강이 있는 자라블루스까지는 IS가 점령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9월 코바니에서 YPG가 IS의 공격을 받을 때부터 IS를 공습하고 탄약을 공수하는 등 YPG를 지원하고 있다. YPG는 미군의 지원에 따라 지난 6월 코바니와 하사케 가운데 놓인 텔아비야드를 IS로부터 탈환해 터키 남동부 국경 지대를 장악했다.

미군은 SDF 동부 점령지에 훈련과 작전 자문, 공습 정보 교환 등의 임무를 맡을 특수부대원 50여명을 파견하는 등 SDF를 IS 격퇴전의 주요 동맹군으로 활용하고 있다.

따라서 아자즈의 FSA와 SDF 간 교전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 관계인 터키와 미국이 지원한 세력이 충돌한 것이다.

이미 터키는 YPG가 터키의 쿠르드족 반군으로 미국과 유럽연합(EU)이 테러 조직으로 지정한 '쿠르드노동자당'(PKK)의 시리아 지부라며 미국과 대립한 바 있다.

아울러 아자즈-자라블루스 구간의 IS 격퇴 방식을 놓고 터키는 비행금지구역을 포함한 이른바 '안전지대'를 설정하자고 주장한 반면 미국은 IS의 유럽행을 막기 위해 터키군이 이 구간에 병력을 대거 파병해 국경을 봉쇄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FSA의 수니파 아랍·투르크멘족과 YPG는 지난해 코바니에서는 IS에 함께 맞서 싸웠지만 YPG가 텔아비야드에서 아랍·투르크멘족 주민을 강제로 쫓아냈다는 논란이 불거진 이후 등을 돌리기 시작했으며 아자즈 교전을 계기로 적대 관계로 돌아섰다.

◇ 러시아, 터키 보복 공습 강화…터키 구호단체 빵공장도 폭격

지난 9월 말부터 시리아 공습을 개시한 러시아는 미국과 알아사드 정권 문제로는 대립각을 세우지만 쿠르드족과 협력이란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터키 반관영 아나돌루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는 SDF와 FSA의 아자즈 교전에서 FSA 진영을 공습해 SDF를 지원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25일부터 SDF가 FSA 점령지로 진격할 수 있도록 아자즈 지역의 데이르자말 등의 마을을 공습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공습 개시 이틀 전에 알아사드와 쿠르드족만 IS와 싸우고 있다며 YPG와 협력을 시사했다.

YPG의 정치 조직인 민주동맹당(PYD)의 살레 무슬림 대표는 지난달 10일 파리에서 미하일 바그다노프 러시아 외무차관과 회동했으며, 바그다노프 차관은 같은달 21일에는 PYD 공동 대표인 아샤 압둘라흐를 모스크바로 초청해 PYD의 모스크바 사무실 개소를 논의했다.

아울러 러시아는 지난 25일 아자즈 인근 밥알살라마 국경검문소에서 터키에서 넘어온 화물차 행렬을 공습했다. 터키와 시리아 반군은 화물차는 구호물자를 전달하고 있었다고 밝혔으며 러시아와 알아사드 정권은 무기를 수송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공습은 터키 전투기가 지난 24일 영공 침범을 이유로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한 사건에 보복한 것으로 풀이된다.

쿠웨이트 일간 알라이는 시리아 다마스쿠스의 시리아·러시아·이란 합동 상황실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는 터키의 시리아 내 영향력을 차단하려고 터키와 관련한 공습을 대폭 강화했다고 보도했다.

시리아 반정부 활동가들은 러시아의 공습 강화로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터키 최대 구호단체인 IHH는 이날 트위터에 시리아 북부 이들리브 주에 운영하는 빵공장이 러시아의 공습으로 파괴됐다고 밝혔다.

IHH는 이 공장에서 하루 빵 1만6천여개를 만들어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IHH는 사전 경고 공습 당시 대피해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시리아 활동가 매체인 시리아디렉트도 러시아의 공습으로 빵공장과 함께 식수 관련 시설이 파괴돼 주민 5만여명이 피해를 보게 됐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전날에도 시리아 북부 이들리브 주의 아리하 마을의 한 재래시장을 공습해 민간인 20여명이 숨졌다고 중동 언론들이 보도했다.

justdu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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