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월대 활자 국가 주도 제작.. 직지보다 기술수준 높아"

조상인기자 입력 2015. 11. 30. 21:20 수정 2015. 11. 30.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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最古 추정 고려 금속활자 발굴.. 최광식 남북역사학자協 위원장모양 정교.. 고려대장경체와 유사남북 공동 세계유산 등재 기대감
최광식 남북역사학자협의회 위원장이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남북 공동 개성 만월대 발굴 조사에서 출토된 금속활자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성 만월대에서 발굴한 고려활자는 최소 만월대가 소실된 1361년 이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인 '직지심체요절'이나 증도가자의 경우 불경 인쇄를 위해 사찰에서 만든 활자인데 이번에 발굴된 활자는 국가가 주도해 만든 최고 수준의 활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 2007년부터 개성 만월대 궁궐터를 남북 공동으로 발굴 조사해온 남북역사학자협의회의 최광식(62) 위원장은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15 개성 만월대 성과 브리핑'을 열고 6월1일부터 이날까지 개성 만월대 서부건축군 7,000㎡를 발굴 조사한 결과 발견된 금속활자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이 금속활자는 11월14일 만월대 서부건축군의 최남단인 신봉문터 서쪽 255m 지점에서 발견됐다.

유네스코 기록유산으로 지정된 직지심체요절도 그 인쇄물이 프랑스국립도서관에 있을 뿐 금속활자는 전해지지 않는다. 현존하는 공인된 고려의 금속활자는 남북 각 한 점씩, 단 두 점뿐이다.

1956년 북측이 6·25전쟁 중 파괴된 개성 만월대 유적을 보수하는 과정에서 금속활자 한 점이 발견돼 현재 평양 조선중앙역사박물관에 전시돼 있고 남측은 국립중앙박물관이 개성 인근에서 발견된 고려시대 금속활자 한 점을 소장하고 있다.

1200년대의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증도가자의 경우 진위논란이 있어 현재 문화재청이 유물을 검토하고 있다.

최 위원장은 "서체로 볼 때 1956년 만월대에서 출토된 활자나 증도가자와는 다르다"며 "글자의 모양이 정교하고 활자의 모양도 정사각형에 가까울 정도로 반듯해 주조 기술 수준이 가장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새겨진 글자는 '전(전일할 전)'의 형태로 보이지만 마모 부분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북측은 이 활자의 서체를 고려대장경체와 유사하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위원장은 "고려활자는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세계적인 민족 유산인 만큼 내년에 시작될 발굴 조사에서도 추가적인 금속활자 발굴을 위해 노력하고 만월대 발굴사업을 남북 간 '문화통로'로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개성 만월대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개성역사유적지구'에 속하는 만큼 이번에 발굴된 금속활자의 가치가 확인되면 남북 공동의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품을 수 있다.

조상인기자 ccs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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