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만나자'는 에르도안에 냉랭한 푸틴..'닮은꼴이라 더 싸워'

2015. 11. 30. 16:5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우리 지금 만나자' vs '사과부터 해야지'

터키 공군의 러시아 전투기 격추를 둘러싼 양국의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 자리를 빌려 대화하자고 손을 내밀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터키의 사과 없이는 이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에르도안 대통령의 전화 통화 요청을 두 차례 거절한 푸틴 대통령은 총회 공식 개막일인 30일(현지시간)을 코앞에 두고도 강경한 태도를 유지했다.

러시아 타스 통신 보도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담당 보좌관(외교수석)은 양국 정상이 총회에서 만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터키의 준비 자세가 부족하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현재로서 우리 대답은 터키의 대화 제안을 (푸틴 대통령에게) 전달했다는 것뿐"이라며 "우리가 보기에 터키 측은 (전투기 격추) 사건에 대해 기본적인 사과를 제시할 준비가 덜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이에 비해 푸틴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파리에서 조우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미국 측의 요청이 없어 (양국 정상이) 별도로 회동할 준비는 하고 있지 않지만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답변은 양국 지도자들이 지난 15일 터키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처럼 별도 양자 회담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러시아 터키의 사이가 줄곧 냉랭했던 것은 아니다. 불과 일년 전인 지난해 12월 푸틴 대통령의 터키 방문 때만 해도 양국 정상은 돈독한 관계를 과시했다.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병합으로 고립된 푸틴 대통령은 당시 유럽행 가스관 '사우스 스트림' 사업 대신 터키를 경유하는 '터키 스트림' 가스관을 건설하기로 합의하면서 에르도안 대통령을 "서방에 대응할 의지가 있는 강력한 지도자"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그 아래에는 시리아 내전을 둘러싼 이견이 갈등의 불씨로 남아있었다. 터키는 시리아 다수 수니파를 지지하며 시아파인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퇴진을 주장해왔고 러시아는 오랜 우방인 아사드 정권을 비호해왔다.

이런 갈등은 러시아의 시리아 내전 개입 등으로 악화일로를 걸었고 지난 24일 터키가 자국 영공 침범을 구실로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하면서 충돌 위기로까지 이어졌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터키와 러시아의 대립이 양국 지도자들의 비슷한 성향 때문에 더 꼬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푸틴과 에르도안 모두 타협하기 싫어하는 강성인데다 애국주의를 강조하고 반대파는 단호하게 숙청하는 권위주의적 지도자여서 사태가 풀리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높은 국내 지지율을 업고 총리와 대통령직을 번갈아 수행하며 최고 권력을 누리고 있다는 점, 위기가 발생하면 서방 국가 등 외부에 그 원인을 돌린다는 점, 1차대전 패전 이전의 러시아와 오스만 등 '옛 제국'의 영광을 되살리려 하는 것도 두 지도자의 공통점이라고 NYT는 꼬집었다.

러시아의 대표적인 야권 지도자인 알렉세이 나발니는 최근 터키 사태와 관련해 자신의 블로그에 "푸틴과 에르도안 모두 제국주의적 야심과 수사를 이용해 자신들의 권력과 부를 강화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불가리아 소피아에 있는 진보전략센터의 정치 전문가 이반 크라스테프는 "두 지도자 모두 체면과 지위를 의식하며 위험을 무릅쓰는 성향이다. 약해 보이지 않는 것을 매우 중시하며 후퇴와 사과를 모른는 점에서 둘은 쌍둥이와 같다"고 지적했다.

외교분야 싱크탱크 유럽외교관계이사회(ECFR)의 아슬리 아이딘타스바스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대화 제의에 대해 "그로서는 일종의 사과를 한 셈이지만 푸틴 대통령이 받아들일 것 같지는 않다"고 내다봤다.

inishmore@yna.co.kr

☞ HIV 감염자 절반이 20대…감염 연령 낮아지는 경향
☞ 송승헌 "이영애와 첫 촬영, 떨려서 NG 많이내"
☞ 프로야구 삼성, '원정도박' 임창용 결국 방출
☞ 싸이 "'강남스타일'후 많아진 사공 정리에 오래 걸려"
☞ 놀이기구 뒤집히고 라커 쓰러지고…스키장 사고 잇따라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