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2017년 은퇴" 이승엽 아름다운 이별 준비

2015. 11. 30.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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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대구, 손찬익 기자] "아무런 예고없이 그만 두는 것보다 내가 그만 두고 싶을때 그만 두고 싶다". 

'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이 아름다운 이별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올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다시 얻게 된 이승엽은 원 소속 구단 우선 협상 마감일인 28일 삼성과 2년간 총액 36억 원(계약금 16억원 연봉 10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이승엽은 30일 OSEN과의 전화 통화에서 "2년 계약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하게 돼 기쁘고 2년간 더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구단 측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승엽에게 계약 기간(2년)은 아름다운 이별을 위한 준비 기간과도 같다. 그는 "아무런 예고없이 그만 두는 것보다 내가 그만 두고 싶을때 그만 두고 싶다. 누군가에게 등떠밀려 그만 두게 된다면 정말 비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이어 "은퇴 시점을 정해놔야 구단에서도 뭔가 준비를 하지 않을까. 예고없이 갑자기 떠나게 된다면 아무래도 피해를 줄 수 있으니까 지금부터 서서히 은퇴를 준비해야 할 것 같았다. 시작보다 마지막이 좋아야 하듯 앞으로의 2년은 나의 야구 인생에 있어 아주 중요한 기간"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승엽은 "2년 계약 기간동안 제 아무리 빼어난 활약을 펼쳐도 현역 생활을 연장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삼성은 내 마음의 안식처와도 같은 팀"이라는 게 이승엽의 말이다. 그는 "일본에서 뛸 때에도 '선수로서 마지막은 삼성에서'라는 마음에 변함 없었다. 약속을 지키게 돼 너무나 기쁘다"고 말했다. 그래서 일까. 이승엽은 원 소속 구단과의 우선 협상 기간 중 1주일간 가족 여행을 다녀오는 등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어릴 적에 이곳에 와서 8년간 떠나 있었지만 정말 좋은 기억만 갖고 있다. (보호 선수 구성 등) 구단의 전략적인 부분이 아니라면 모를까 FA 신청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할 만큼 삼성 잔류를 당연시 여겼다. 

"주변 사람들 뿐만 아니라 만나는 사람들 모두 '삼성에 남아줘서 고맙다'고 하신다. 나 역시 삼성에서 아름다운 이별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돼 너무나 기쁘다. 앞서 말했듯이 시작보다 마지막이 좋아야 하니까 정말 후회없이 해보고 싶다". 

이승엽은 개인 통산 2000안타, 한일 통산 600홈런 등 각종 기록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에 "내가 어느 만큼 노력하느냐에 달려 있다. 다치지 않고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야 만족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기록 달성도 중요하지만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두 아이(은혁, 은준)의 아버지다운 대답이었다. 

이승엽은 아름다운 이별을 위해 다시 한 번 스파이크 끈을 조인다. 

"야구에서 나이, 학력, 재력 등 모든 게 무의미하다. 오로지 실력으로만 승부해야 한다. 야구장에 가면 스무 살이든 마흔 살이든 다 똑같다. 후배들에게 뒤쳐지지 않겠다는 마음 뿐이다. 젊은 선수들과 똑같은 훈련과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해선 안된다. 나만의 루틴을 통해 나름대로 준비해 정규 시즌 개막전 첫 타석부터 전력을 다해 싸울 준비를 하는 게 내가 해야 할 일이다". 

이승엽은 다음달부터 대구 수성구 지산동의 세진헬스에서 개인 훈련에 돌입한다. 세진헬스는 2004년부터 이승엽의 개인 트레이닝을 맡았던 오창훈 대표가 운영하는 곳이다. 이승엽은 올 시즌 허벅지 및 옆구리 근육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던 만큼 유연성 강화에 초점을 맞출 생각이다. 

"지난달의 아쉬움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다". 이승엽은 이를 악물었다. 5년 연속 정규 시즌 1위에 등극하고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에서 1승 4패로 패했던 걸 두고 하는 말이었다. 당시 방송 중계에 잡힌 이승엽의 아쉬운 가득한 표정이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어려운 상황에서 이기고 싶었다. 타율은 좋았지만 3차전 선발 명단에서 제외되는 등 힘 한 번 제대로 못써봤다. 선수 입장에서 경기에 나가지 못한다는 건 굉장히 슬픈 일이다. 정규 시즌 1위로 올라왔는데 진다는 걸 인정할 수 없었다. 지고 있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싸우고 싶었는데 너무 아쉬울 뿐이다". 

이어 그는 "한국시리즈 우승은 삼성 선수단의 목표이자 팬들에 대한 의무라고 했었는데 이루지 못해 죄송하다. 다음 시즌을 위해서는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선수라면 누구나 유니폼을 벗는 그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모든 건 내가 어느 만큼 하느냐에 달려 있다. 내가 주어진 시간이 많은 건 아니다. 내년에 다시 한 번 우승의 기쁨을 누려보고 싶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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