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EU와 "새로운 시작"..난민 관련 협상 최종 합의

신기림 기자 2015. 11. 30. 11:2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EU, 터키에 30억유로 지원..터키, 유럽행 난민 적극적 차단 터키, EU 절박함 활용한 협상 성공 평가..EU-러' 관계 더 복잡해져
아흐메드 다부토울루 터키 총리(왼쪽)와 도날드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로이터=News1

(브뤼셀 로이터=뉴스1) 신기림 기자 = 터키가 난민 관련 협상 합의를 계기로 유럽연합(EU)과 "새로운 시작"을 선포했다. 터키와 EU 각국 정상들은 29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회의를 갖고 유럽으로 대규모 난민이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한 협상에 최종 합의했다.

터키는 유럽행 난민을 통제하는 대가로 EU로부터 30억유로(약3조7000억원)에 달하는 경제적 지원금을 확보했다. 또 경제 및 통화정책 조건에서 정체됐던 EU 가입 협상을 다음달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EU는 터키에 정치·경제적 지원을 조건으로 대규모 난민이 유럽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줄 것을 요구했다.

◇ 터키의 새로운 시작

아흐메드 다부토울루 터키 총리는 이날 EU 각국 정상들과 회의를 마치고 지난달 장관회의에서 채택된 합의안을 최종적으로 채택했다.

이번 합의의 핵심 중 하나는 현재 터키에 있는 시리아인 220만명에게 EU가 30억유로를 지원하기로 최종 결정된 것이다. 이번 지원금은 시리아 난민들이 EU로 이주하는 대신 터키에서 정착할 수 있도록 이들의 생활수준을 높이는 데에 쓰인다. 당초 EU는 30억 유로를 2년에 걸쳐 지원하겠다는 반면 터키는 매년 30억유로를 요구했었다. 양측은 이번 회의에서 추후 전개되는 상황에 따라 지원 규모를 재조정하기로 합의했다.

터키는 경제적 지원과 더불어 EU 가입 협상을 즉각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경제와 통화정책을 포함하는 EU 헌장 17조와 관련한 협상을 12월 14일 시작하기로 동의했다. 또 협상의 결과에 따라 터키인들은 이르면 내년 EU 내에서 자유로운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솅겐조약 가입 지역을 방문할 경우 비자없이 입국할 수 있게 된다.

다부토울루 터키 총리는 "오늘(29일)은 우리의 EU 가입 협상과정에서 역사적인 날"이라며 "이러한 새로운 시작과 관련해 모든 유럽 정상들 (노력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 EU의 절박함

이번 합의는 사실상 터키의 승리로 평가된다. 유럽은 대규모 난민 유입으로 통합과 솅겐조약의 미래가 최대 위기를 맞으면서 난민 해법이 절실했고 터키는 이러한 유럽의 절박함을 백분활용해 협상의 우위를 점했고 유리한 조건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터키는 유럽으로 대규모 난민이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육로 국경은 물론 해안 경비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합의문은 "유럽으로 불법체류자들이 난입하는 것을 막는 결과가 나와야 한다"며 "터키와 EU는 국제법 하에 보호를 필요가 없는 이주민들이 유럽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상호 협력한다"고 밝혔다.

합의문은 전쟁을 피해 이주하려는 난민들을 더 많이 수용하되 경제와 같은 이유로 이주하는 이들은 "즉각" 본국으로 되돌려 보낸다고 적시했다.

또 양측은 "불법적으로 난민의 이주를 알선하는 범죄조직을 소탕하기 위해 즉각적으로 행동한다는 공동의 노력을 기울인다"고 합의했다. 이외에도 관세 동맹을 강화하기 위한 예비조치를 시작하고 관계 강화를 위해 매년 2회씩 정상회의를 정례화하기로 결정했다.

◇ 러시아와 불편한 관계

EU는 난민 문제로 터키와 관계를 강화하면서 러시아와의 관계는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특히 이번 합의에 앞서 러시아의 전투기가 터키군에 의해 시리아와 접경지역에서 격추된 상황에서 EU가 터키편을 서는 형국이다.

EU가 그동안 우크라이나 사태로 냉각됐던 러시아와 관계를 시리아 사태를 계기로 개선하는 분위기에 찬물이 끼얹혀진 셈이다.

엔다 케니 아일랜드 총리는 전투기 격추에 따른 터키와 러시아 긴장 상황에 대해 "막대한 우려감"을 표명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고위 외교안보정책 대표는 이번 전투기 격추가 시리아에서 정치적 합의를 이루려는 노력에 영향를 줘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kirimi99@news1.kr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