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총격은 테러"..親낙태단체 "공화당 책임"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총기 옹호·낙태 반대'를 주장하던 미국 공화당 정치인들이 낙태 옹호 병원 총격사건을 "테러"로 규정하며 선 긋기에 나선 가운데 낙태옹호단체들은 공화당이 이번 사건을 초래한 치명적인 여건을 만드는데 일조했다고 비난했다.
공화당 대선 경선 주자인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는 29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CNN에 출연, "콜로라도 주 콜로라도 스프링스 총격 사건은 테러 행위"라며 "생명친화적 운동을 벌이는 우리로서는 끔찍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사람을 죽일 수 있는 핑계는 없다. 많은 아기가 죽어가는 곳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해도 그렇다"고 말하면서 가족계획연맹에 대한 반대 의견을 내비쳤다.
공화당 소속인 존 수더스 콜로라도 스프링스 시장도 ABC뉴스에 나와 "분명히 국내 테러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장 앞장서서 낙태를 반대해 온 피오리나 후보는 "총격은 정당화될 수 없는 비극"이라면서도 "그 원인을 내 선거운동에서 찾는 것은 전형적인 좌파적 전술"이라고 주장했다.
경선 선두주자인 트럼프 후보는 가족계획연맹에 대한 비난이 과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지난 27일 57세 백인 용의자가 일으킨 총격으로 3명이 사망하고 9명이 다친 가족계획연맹(Planned Parenthood) 진료소는 연방정부 지원을 받는 낙태 옹호단체로, 낙태에 반대하는 공화당이 인공임신중절 시술 중단을 요구해온 곳이다.
지난 9월 이 진료소가 낙태아 장기를 밀매한다는 주장이 나온 이후 이번 총격을 포함해 네 차례 공격 행위가 발생하는 등 미국 사회 낙태 찬반 논쟁의 중심에 있었다.
낙태옹호단체들은 그러나 공화당 등 정치권이 이번 사건을 일으킨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가족계획연맹은 성명을 내 "일부 정치인이 이번 비극이 자신들이 만들어놓은 나쁜 환경과 상관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불쾌하고 충격적"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와 칼리 피오리나를 지목해 "가족계획연맹에 대한 거짓 주장을 반복하는 데 이번 비극까지 동원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 끔찍한 비극의 교훈은 어떤 말을 하는지가 중요하고 증오로 가득 찬 언사가 폭력에 기름을 붓는다는 것"이라며 공화당 정치인들이 평소 낙태와 가족계획연맹을 비난한 것이 이 사건의 간접적 원인이 됐다고 주장했다.
전미낙태연맹은 "최근 낙태 반대 목소리가 너무 가열됐다"며 "정치인들은 이런 결과가 나타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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