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번지는 '거품 논란', 수요를 못 당한다

김주희 입력 2015. 11. 30.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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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거품 논란'은 올해도 계속된다. 프로야구 FA(프리 에이전트) 이야기다.

FA와 원 소속 구단의 우선 협상이 막을 내리고 29일부터 타 구단과의 교섭이 시작됐다. 총 22명의 FA 중 마감일인 지난 28일 하루에만 11명이 잔류 도장을 찍었다. 이들의 계약 총액은 334억7,000만원. 역대 FA 총액 기록인 지난해 720억6,000만원(KIA 윤석민 4년 90억원 포함)의 절반에 가까운 금액이다.

타 구단 교섭 첫 날인 29일에도 3건의 FA 이적이 성사됐다. SK 정상호가 4년 32억원에 LG로, SK 투수 윤길현이 4년 38억원에 롯데로, 넥센 외야수 유한준이 4년 60억원에 kt 유니폼을 입었다. 이들 3명의 몸값 합계는 130억원. 이틀 새 14명의 FA에게 총 464억7,000만원의 천문학적인 금액이 오갔다.

이게 끝이 아니다. 남은 8명 중에도 대어급 FA가 즐비해 최대 총액은 지난해 기록을 훌쩍 넘어 800억원대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큰 관심은 김현수(27)에게 쏠린다. 해외 진출을 선언했지만 행선지는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 김현수가 만약 국내로 유턴할 경우 두산은 프랜차이즈 스타를 위해 윤석민의 기록을 넘는 역대 FA 최고 금액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100억원을 훌쩍 넘을 가능성이 크다.

투수 중 최대어는 단연 정우람(30)이다. 좌완인 데다 올해 투수 FA 중 나이도 가장 어린 만큼 가치는 더 치솟았다. 원 소속구단인 SK는 역대 불펜투수 최고액(삼성 안지만 65억원)을 넘어선 82억원을 제시했지만 정우람을 붙잡지 못했다. 시장에서는 그의 몸값을 80억원 이상으로 점치고 있다.

삼성과 재계약하지 않은 3루수 박석민(30)도 빼놓을 수 없는 초대형 FA다. 같은 포지션의 SK 최정(4년 86억원)이 몸값의 기준점이 될 수 있다. 박석민 역시 80억원 이상 수준에서 계약이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

세이브왕을 세 차례 차지했던 손승락(33)도 있다. 각 팀마다 마무리 투수 부재에 고민 중인 상황에서 많은 경험을 지닌 손승락은 매력적인 카드다. 40억~50억원 선에서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어들로 평가 받는 이들 4명의 예상 금액만 합쳐도 300억원을 넘어선다. 여기에 아직 둥지를 찾지 못한 오재원과 고영민, 박재상, 심수창 등도 준척급으로 평가된다.

한 구단 관계자는 "올해는 각 구단이 상대적으로 탬퍼링(FA 사전 접촉)도 줄이고 합리적인 금액을 제시하는 노력을 했지만, 여전히 과열 양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급 선수들에 대한 각 구단의 수요가 끊이지 않기 때문에 몸값 폭등은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고 'FA 거품'의 원인을 진단했다. 해결책으로 그는 "프로농구의 샐러리캡(구단별 연봉총액상한제)이나 미국 메이저리그의 사치세 등을 도입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그조차 구단이 금액을 축소해 발표하면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곤혹스러워했다.

사진=FA 최대어로 꼽히는 김현수(왼쪽부터)-정우람-박석민. /임민환기자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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