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푸른 피' 이승엽이 보여주는 레전드의 길

2015. 11. 30.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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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조은혜 기자] 한 선수가 입단부터 은퇴까지 한 팀의 유니폼 만을 입고 뛴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국민타자' 이승엽(39)의 삼성과의 FA 계약이 갖는 의미는 생각보다 크다.

삼성은 지난 28일 "이승엽과 계약 기간 2년, 계약금 16억원과 연봉 10억원 총액 36억원에 FA 계약을 마쳤다"고 전했다. 이로써 이승엽은 2017년까지 삼성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게 됐다. 

삼성하면 이승엽, 이승엽하면 삼성이라는 이미지가 있었기에 누구도 이승엽이 삼성과의 계약에 실패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고, 결과도 다르지 않았다. 그리고 구단의 의도든 아니든 자신의 등번호와 같은 '36'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그러나 절대 이승엽이 상징성 만으로만 계약을 마친 것은 아니다. 이승엽은 올시즌 122경기에 나와 156안타 26홈런 90타점 87득점 3할3푼2리의 타율을 기록했다. 1997년부터 시작된 11시즌 연속 두자릿수 홈런 기록을 이어갔고, 지난 6월 3일 KBO 사상 첫 400홈런의 위업을 달성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올시즌 이승엽의 타율은 자신의 커리어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그는 불혹의 나이, 리그의 정점을 찍고도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과거는 물론 현재와 미래까지 모두를 봐도 이승엽과의 계약은 그만한 가치를 가졌다.

그리고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이승엽은 이번 계약을 맺으면서 계약금 가운데 3억원을 출연해 꿈나무 야구선수 육성을 위한 가칭 '이승엽 재단'을 만들기로 했다. 본격적인 재단 활동은 은퇴 후에 이뤄질 예정이며 내년부터 재단 설립을 위한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FA 계약에서도 이승엽은 이승엽다웠다.

이승엽은 그렇게 삼성에서의 앞으로 2년 간을 약속했다. 상황에 따라 현역 생활을 이어갈 수도 있지만 어찌됐건 최소 2년 후 이승엽의 마지막은 처음이 그랬던 것처럼 삼성임이 확정적인 사실이다. 영원한 '푸른 피'로 남는다는 뜻이다.

야구를 잘하는 선수는 많다. 그러나 한 팀에서, 꾸준히 야구를 잘하는 선수는 드물다. 물론 이승엽은 일본에 진출하면서 잠시 라이온즈의 유니폼을 벗기도 했지만 한국에서 만큼은 항상 이름 앞에 '삼성'이 따라다녔고, 본인 역시 "나의 마지막은 삼성"이라고 얘기해왔다.

이승엽은 삼성과의 계약서에 사인을 한 뒤 "삼성은 내 마음의 안식처와 같은 팀"이라고 얘기했다. 이승엽의 이 말은 오히려 삼성 팬들에게 안식을 줬을 것이다. 이승엽의 발자국 하나하나는 레전드의 길, '전설로' 가는 법을 보여주고 있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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