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휩쓴 LG의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

박현진 2015. 11. 30.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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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스포츠서울 강영조기자]LG가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펼치면서 대대적인 팀 체질 개선에 나섰다. 사진은 2차드래프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되면서 kt 유니폼을 입게 된 LG 주장 이진영(왼쪽)이 지난 9월 목동 원정경기를 마치고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모습. 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LG의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가 주말을 휩쓸었다.

외부로 드러난 개혁의 서곡은 주장 이진영의 kt 이적이었다. 결과적으로는 27일 열린 2차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1순위 지명권을 보유한 kt가 이진영을 지명하면서 공개가 됐지만 40명의 보호선수 명단을 제출한 것은 지난 22일이었다. 이미 그 전에 이진영을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하는 선수단 개편 구상이 끝난 상태였다는 얘기다.

LG는 2차드래프트를 마친 뒤 “보호선수 명단을 작성하면서 이진영을 두고 가장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러나 결국 새로운 팀 컬러를 만들기 위해 마음 아픈 선택을 했다. 지금 LG에는 출장기회를 늘려줘야 하는 젊고 잠재력 있는 선수들이 많고 이진영은 내년 시즌을 마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기 때문에 풀타임 출장이 필요했다. 팀도 살리고 선수도 만족시킬 수 있는 최선의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LG는 이병규(9번), 박용택, 이진영 등 내로라는 외야라인을 갖췄지만 모두 30대 후반에서 40대로 접어든 상황이라 안정적인 세대교체가 필요했다. 이미 이병규는 올 시즌부터 실질적인 외야 전력에서 제외된 상태였고 신예 안익훈과 이적생 임훈 등이 외야의 새로운 중심 세력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이병규(7번)가 부상을 털고 복귀하는 내년에 외야의 세대교체를 마무리 하기 위해서는 출혈을 감수하더라도 이진영을 보호선수로 묶을 수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LG는 이진영을 트레이드카드로 활용하지 않은 것에 대해 “격이 맞지 않는 트레이드로 이진영의 자존심을 상하게 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구단의 불이익을 감수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진영이 빠져나가면서 LG는 이병규(7번)와 박용택, 임훈, 안익훈 등을 중심으로 외야라인을 구성하게 된다. 박용택도 외야와 지명타자를 오가며 체력을 안배하면서 시즌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목동=스포츠서울 강영조기자]LG와 3년 30억원에 FA 계약을 마무리한 이동현. kanjo@sportsseoul.com
가장 시급했던 외야라인을 정리한 LG는 신속하게 다음 수순을 밟았다. 마운드의 안정이었다. 마무리 봉중근이 2016년부터 선발로 돌아선 LG 마운드는 뒷문 단속이 최대 과제였다. 정찬헌과 임정우 등 불펜에서 기량을 인정받은 영건들이 있지만 당장 마무리를 맡기기엔 경험이 부족했다. 외부영입이 없는 상황에서 적임자는 FA로 풀린 이동현이었다. 이동현은 2005년 이후 세 차례나 팔꿈치 수술을 받은 전력이 있다. 최근의 활약상은 나무랄데가 없지만 ‘내구성’을 보장하기 어렵고 30대 중반으로 접어드는 나이도 장기 계약에 걸림돌이었다. 4년 정도의 장기 계약을 원하는 이동현과 2년 계약을 주장하는 LG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졌지만 결국 양 측이 한 걸음씩 양보하는 선에서 원소속 구단과의 우선협상 마감일이었던 28일 3년 30억원의 조건으로 계약을 맺는데 성공했다.
[문학=스포츠서울 박진업기자] LG와 4년 32억원에 FA 계약을 맺은 SK 포수 정상호(왼쪽). upandup@sportsseoul.com
LG는 마운드를 안정시키기 위해 안방전력도 탄탄하게 다졌다. 외부 FA와의 협상이 시작되자마자 포수 최대어인 SK 정상호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였고 일사천리로 계약을 성사시켰다. 4년 32억원의 조건이었다. LG는 올 시즌 타 구단 FA선수와 가장 먼저 계약에 성공한 구단이 됐다. 외부 FA 영입을 위한 투자 규모로는 2007년 두산 박명환을 4년 40억원에 데려온 것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금액이었다. 주전 포수 최경철의 노쇠화가 뚜렷한 상황인데다 유강남과 조윤준 등 신예 포수들은 아직 주력으로 자리잡기에는 부족하다는 판단이 신속하고 과감한 결정을 내린 배경이었다. 2차 드래프트 3라운드에서 kt 포수 윤여운을 지명한 것도 안방전력 강화를 위한 포석 가운데 하나였다.
LG의 전성기를 이끌던 이상훈.  (스포츠서울DB)
내부 FA를 눌러앉히고 외부 FA를 영입해 취약점을 보강한 LG는 새 투수코치 영입으로 마운드 안정을 위한 화룡점정을 했다. LG의 전성기를 이끌며 국내 최고의 좌완투수로 이름을 떨쳤던 두산 이상훈 코치를 영입한 것이다. LG와 이 코치는 뒷맛이 개운치 못한 트레이드로 한동안 소원한 관계가 됐고 한 때 코치 영입설을 두고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태였다. 그러나 젊은 투수 육성을 위한 적임자로 이 코치의 이름이 거론되자 과거의 일은 모두 묻어버리기로 했다. 이후 한 달 여 동안 이 코치와 두산을 설득하는데 공을 들였고 마침내 28일 밤 구두 합의에 성공했다. 29일 이상훈 코치와의 계약이 공식발표되자 LG 팬들이 들끓기 시작했다. 이 코치는 LG 외에도 일본과 미국 프로야구에서 활약했고 SK에서 유니폼을 벗었지만 야구 인생의 정점을 LG에서 찍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LG 시절의 활약은 뜨거웠다. LG 투수들에게도 이 코치는 여전히 ‘우상’이다. 봉중근이 한 때 이 코치의 배번 47번을 물려받은 적이 있고 이동현도 FA계약을 마친 뒤 자신의 SNS 사진을 이 코치와 함께 찍은 사진으로 교체했을 정도다. 고참급 선수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이 정도니 어린선수들이야 두 말할 것도 없다.

주말의 연이은 행보는 최근 LG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과감한 결단의 연속이었다. 그만큼 절실하게 팀체질을 바꾸기 위해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고 볼 수 있다. LG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지는 스토브리그다.
j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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