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11월' 손흥민-토트넘, 이제는 잘 쉬어야 할 때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2015. 11. 30.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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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손샤인' 손흥민과 소속팀 토트넘에게 더할 나위 없는 11월이었다. 선수 본인과 팀 모두 좋은 성적을 거두긴 했지만 숨 가쁘게 정신없이 흘러간 11월이기도 했다. 이제는 더 큰 도약을 위해 잘 쉬어야 할 때다.

토트넘은 지난 29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9시 잉글랜드 런던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열린 첼시와의 2015~20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4라운드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토트넘은 11월의 마지막 경기를 마무리했다.

토트넘의 카일 워커와 손흥민(오른쪽).

2015~2016시즌에서 특히 11월은 손흥민과 토트넘에게 잊지 못할 한 달이 될 것이다. 빡빡한 지옥의 일정 속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갔기 때문.

토트넘은 지난 3일 아스톤 빌라와의 리그 경기를 시작으로 이번 첼시전까지 모든 대회를 통틀어 총 6경기를 치렀다. 표면적으로는 평범한 일정을 보낸 듯 하나 자세히 살펴보면 지옥의 일정을 치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달 초 토트넘은 6일 동안 3경기를 치렀다. 3일 아스톤 빌라전을 시작으로 6일에는 안더레흐트와의 유로파리그 조별예선, 3일 뒤인 9일에는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를 치렀다. 다행히 런던을 벗어나지 않고 3경기를 치러 체력적인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했지만 이틀에 한 경기를 치른 셈이다.

이후 A매치 기간으로 2주 간의 휴식기에 돌입했지만, 토트넘의 주전급 선수들은 각국의 국가대표팀 일정을 소화하며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 한국대표팀의 '에이스' 손흥민 역시 이 중 한 명이다.

A매치 일정은 끝났지만 토트넘의 11월 지옥일정은 계속됐다. 토트넘은 23일 개시된 웨스트햄과의 정규리그를 치르고 27일에는 아제르바이잔 원정을 떠나 카라바흐와의 유로파리그 조별예선을 치렀다. 특히 아제르바이잔은 런던에서 비행기로만 6시간이나 걸리는 곳이다.

장거리 비행의 여독이 풀리기도 전인 29일에는 '디펜딩 챔피언' 첼시를 상대한 토트넘이다. 이 정도면 빡빡한 일정이 충분히 야속할 만 하다.

손흥민 역시 11월을 쉼표 없이 보냈다. 지난 9월 26일 맨체스터 시티와의 정규리그 경기에서 당한 부상으로부터 회복한 손흥민은 6일 유로파리그 안더레흐트와의 경기에 후반 교체 출전해 도움을 기록하며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이후 그는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에도 교체 출전하며 컨디션을 조율한 그는 곧바로 월드컵 지역 예선을 준비하는 한국대표팀에 소집됐다.

지난 12일 미얀마와의 홈경기에서는 교체 출전해 2도움을 올린 그는 라오스와의 경기에서는 선발로 나서 2골을 넣기도 했다. 공격 포인트를 차곡차곡 쌓아 올린 그는 소속팀에 돌아와서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AFPBBNews = News1

지난 23일 웨스트햄과의 정규리그에서 도움을 기록한 그는, 27일 카라바흐와의 유로파리그 조별예선에서도 해리 케인의 결승 헤딩골을 도우며 2경기 연속 도움을 기록했다. 29일 첼시전에서는 비록 공격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으나 전·후반 각각 위협적인 유효슈팅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10월을 아쉬움으로 보냈던 손흥민은 11월에만 2골5도움(국가대표팀 경기 포함)을 기록하며 11월을 행복한 한 달로 마무리했다. 또한 유명 스타와의 열애 소식까지 전한 그는 경기 외적으로도 행복한 11월을 보냈다.

다행히 토트넘 역시 손흥민과 더불어 행복한 11월을 보냈다. 11월 일정(4승2무)을 패배 없이 마무리했을 뿐만 아니라 정규리그에서도 13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갔기 때문. 이미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구단의 연속 무패 기록을 경신한 토트넘은 1984년과 1985년까지 이어진 14경기 무패 행진에 도전하게 됐다.

그러나 11월의 토트넘에게도 문제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옥의 일정을 잘 버텨오던 토트넘도 11월의 마지막 일정인 29일 첼시전에서는 약간의 문제점을 노출했다. 바로 선수단의 지친 기색이 역력했기 때문.

물론 이날 '제로톱' 전술로 속공 전술의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했던 첼시의 전략이 빛났던 경기였지만, 토트넘 선수들의 모습이 이전과는 달랐다. 특히 전반에는 첼시의 전술에 말려, 특유의 속공 대신 역습에 치중했던 토트넘이었다.

ⓒAFPBBNews = News1

후반 종반에는 체력적으로 지친 나머지, 역동적인 플레이로 결승골을 노리기 보다 현 상황을 그대로 지키는 데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최근 펼쳐진 12차례의 런던 더비에서만 14골을 몰아쳤던 해리 케인은 침묵을 지켰다. 후반 종반에는 2선과 최전방을 오가는 특유의 활기찬 움직임이 전혀 나타나지 못했다. 패스의 줄기를 이어주는 크리스티안 에릭센 역시 지친 모습이 현재 중계카牝璨?잡혔을 정도.

손흥민 역시 나름 분전했지만 후반 29분에 클린턴 은지와 교체됐다. 이유는 간단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11월 내내 강행군을 이어간 그가 풀타임을 소화하기에는 체력적으로 무리라고 판단했던 것.

토트넘은 올시즌 20대 초반의 선수들로 선발라인업을 구성하며, 체력적인 부분에서 다소 이득을 봐왔다. 젊은 피들의 체력 회복 속도가 기대 이상으로 준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다소 한계에 봉착한 느낌이다.

다행히 토트넘은 12월을 앞두고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됐다. 첼시전을 끝으로 다음달 6일 웨스트 브롬위치와의 정규리그 경기까지 공식적인 일정이 없다. 일주일의 휴지기가 찾아온 것.

첼시전은 다소 아쉬움이 남지만 무승부를 거뒀기에 13경기 연속 무패행진은 계속됐다. 이제는 지난 일에 대한 아쉬움을 느끼기 보다 정말로 잘 쉬어야 할 때다. 12월 역시 만만치 않은 일정이 토트넘을 기다리고 있다.

A매치 기간은 다행히 없지만, 연말연시에 잡혀있는 '박싱데이' 일정은 프리미어리그 팀들을 언제나 기진맥진하게 만든다. 토트넘 역시 예외가 아니다. 토트넘은 12월에만 6경기를 치른다.

특히 다음달 11일 AS모나코와의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최종전이 끝나면 토트넘은 3일만을 쉬고 뉴캐슬을 상대해야 한다. 또한 다음달 27일과 29일에는 이틀간의 휴식만 취한 채 연달아 정규리그 경기를 치러야 한다.

11월이 무척 행복했던 토트넘과 손흥민. 12월에도 그 행복을 유지하려면 잠시 채찍을 내려놓고 이제는 현명한 쉼표를 찍어야 할 때다.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ljh566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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