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을 이긴 괴물, '복덩이' 그로저에 웃는다

김근한 입력 2015. 11. 30.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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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 김근한 기자] V리그 최고의 강서브를 자랑하는 두 괴물들이 양보 없는 대결을 펼쳤다. 어느 한 명이 밀릴 것 없이 치열했던 강서브 대결이었다. 결국 삼성화재 괴르기 그로저가 서브 1위의 진가를 자랑하면서 마지막 순간 웃었다. OK저축은행 로버트랜디 시몬 역시 팀의 패배에도 빛나는 활약상이었다.

삼성화재는 29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5-16 V리그 OK저축은행과의 홈경기서 세트 스코어 3-2(26-24 23-25 22-25 25-21 15-11)로 승리했다. 6연승을 달린 삼성화재는 시즌 8승 5패(승점 23)로 3위에 올랐다.

양 팀 감독 모두 경기 전 서브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했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최근 서브 범실이 예전보다 줄었는데 더 과감하게 하라고 주문했다. 공격적으로 부딪혀야 한다. 우리 팀 컬러를 만들어가는 하나의 과정이다”라고 전했다.

삼성화재 괴르기 그로저 사진=MK스포츠 DB
임도헌 삼성화재 감독 역시 “체력적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그로저에게 휴식을 줬다. 이제 한국 무대에 적응하면서 서브에 강점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 선수들은 역시 서브와 서브 리시브를 중점적으로 연습했다. OK저축은행을 상대로 서브를 강하게 구사해야 빠른 공격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감독들의 말대로 이날 양 팀 선수들은 1세트 초반부터 강하게 서브를 구사했다. 그만큼 범실도 많았다. 달아날 법하면 범실이 나와 큰 점수 차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경기 내내 강한 서브로 상대 리시브 라인을 흔들고자 했다.

토종 선수들도 강력한 서브를 구사했지만 역시 시몬과 그로저 간의 강서브 대결이 백미였다. 사실 이날 경기의 세트 흐름은 그로저와 시몬의 서브 순서에서 변화가 일었다. 1세트에서의 강서브 대결은 팽팽했던 가운데 서브 범실이 많았다. 1세트 마지막 순간 그로저는 백어택 득점을 성공했고 시몬은 백어택 라인 범실을 기록해 희비가 갈렸다.

2세트와 3세트는 시몬의 활약이 빛났다. 시몬은 2세트 13-13에서 퀵 오픈 공격을 시작으로 4연속 서브에이스를 달성했다. 압도적인 서브에 삼성화재 수비는 맥을 못 췄다. 3세트 역시 시몬이 7-6에서 2연속 서브에이스로 초반 분위기를 가져온 OK저축은행의 몫이었다.

하지만 그로저는 이대로 물러나지 않았다. 그로저는 4세트 20-18에서 결정적인 2연속 서브에이스를 성공시켰다. 이에 힘입어 삼성화재는 5세트까지 승부를 끌고 갔다. 그로저는 5세트에서도 백어택과 오픈 공격을 연이어 성공시켜 리드를 가져왔다. 강서브로도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시몬-그로저 사진=MK스포츠 DB
결국 삼성화재는 그로저의 개인 통산 두 번째 트리플크라운에 힘입어 짜릿한 역전승을 완성시켰다. 그로저는 이날 40득점 공격성공률 53.57% 3블로킹 7서브에이스를 기록해 팀 공격을 이끌었다. 임도헌 삼성화재 감독은 승리 후 “그로저가 있기에 5점 차라도 포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그로저의 강서브는 대단했다.

그로저는 경기 후 “(OK저축은행은) 지난 시즌 우승 팀이기에 한국에서 제일 강한 팀이다. 의식을 안 할 수가 없다. 이런 팀을 이기기 위해서는 더 큰 파워가 필요했다. 시몬은 세계에서 최고의 센터 중 한 명이라 대결하면 기분이 좋다. 시몬이 있는 팀을 이겨서 더 좋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시즌 초반과 달라진 점은 바로 팀의 자신감 회복이었다. 그로저는 “시즌 초반에는 팀 분위기가 조용했다. 코트에 들어갈 때 자신감이 없고 두려워했다. 그래서 내가 좀 더 파이팅을 불어넣었다. 연습 때도 100% 이상의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력뿐만 아니라 마음 씀씀이도 빛나는 그로저다. 그로저는 트리플크라운 달성으로 상금 100만원을 받았다. 이 돈으로 선수단에게 조만간 저녁을 대접할 계획이다.

[forevertoss@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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