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요금인상 없다"?..서울시 '거짓 해명' 논란

남형도 기자 2015. 11. 3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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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5년간 6차례 지하철 요금 750원 불쑥 올려 시민 반발만 커져..대중교통요금 조정방법 및 절차 필요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최근 15년간 6차례 지하철 요금 750원 불쑥 올려 시민 반발만 커져…대중교통요금 조정방법 및 절차 필요]

26일 오전 화재로 한때 운행 중지됐던 서울 강북구 수유역이 운행재개 되면서 출근길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사진=뉴스1

서울시가 올해에 이어 2017년 지하철요금을 200원 추가로 인상하는 방안에 대해 반대 여론이 높아지자 "해당 계획이 없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시민여론은 곱지 않다. 서울시가 그간 지하철 요금을 지속적으로 올려왔다며 이번에도 시기를 골라 추가적으로 요금을 올릴 거라며 못 믿는 분위기다.

서울시는 올해 1월 마련한 서울메트로·도시철도공사 '2014~2018년 재정관리계획'에 올해와 2017년 2차례에 걸쳐 지하철요금을 각각 200원씩 인상하는 방안을 포함시켰다. 서울메트로·도시철도공사가 재정관리계획을 내면 서울시가 검토한 뒤 확정하는 것으로, 매해 1월 전년도 재정상황을 다시 반영해 마련한다.

지난 23일 본지 보도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서울시는 "2017년에 지하철 요금 200원 인상 계획을 마련한 적이 없다"며 적극 해명에 나섰다. 서울메트로·도시철도공사가 올해와 2017년 요금을 각각 200원씩 올리는 방안을 중장기 재정관리계획에 포함시켰지만, 이는 서울시와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고 시는 올해 6월 지하철 요금 인상 이후 해당 계획을 마련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또 중장기 재정관리계획은 매년 1월 다시 마련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본지가 확인한 결과 서울메트로·도시철도공사는 내년 1월 '2015~2019년 재정관리계획'에도 '2017년 지하철 요금 인상안'을 포함시켜 서울시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가 최근 낸 재정관리계획에 요금 인상안이 포함돼 있다"며 "서울시와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이는 서울 지하철 1~8호선 운영기관인 서울메트로·도시철도공사의 부채가 요금인상 없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기준 양 공사의 부채는 총 4조6483억원으로 매년 노인·장애인 무임수송 등을 이유로 수천억씩 늘고 있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지하철 운임 등이 원가 이하로 운영되면서 적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어 요금 인상이 어느 정도 필요한 부분"이라며 "인건비 등 고정비용이 70~80% 차지하기 때문에 비용절감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65세 이상 노인들의 무임수송에 대한 국비지원은 없고, 서울시가 지하철 운영기관에 보태는 출자금도 적자운영에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 부채는 계속 늘고 있다. 2013년 서울시가 서울메트로에 출자한 시책사업비는 총 606억원으로, 이는 해당연도 서울메트로 직원의 복리후생비(840억원)도 채우지 못한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전동차 교체비만 해도 1조원 가까이 드는데, 국비는 없고 시비는 최근 10년간 평균 20% 정도 지원됐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서울메트로·도시철도공사의 부채가 쌓이다 한계치에 다다를 때면 결국 요금을 인상해왔다. 지하철 기본요금은 2000년 500원에서 2007년 800원에 이어 올해 6월 1250원으로, 최근 15년간 750원 오르며 두 배 이상 뛰었다. 서울시는 요금인상 계획 등을 부인하다 1~5년 간격으로 불규칙하게 올려 시민 반발을 샀다. 일례로 시는 지난해 12월 올해 대중교통요금이 오른다는 언론보도에 "인상여부가 결정된 바 없다"고 해명했지만, 결국 지난 6월 요금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소비자 물가지수와 교통요금이 연동돼 있는 해외사례를 인용하며 서울시가 명확한 대중교통요금 조정방법과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신해·윤혁렬·박찬운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발표한 '대중교통요금 연구 보고서'를 통해 "대중교통요금 조정방법 계수를 정산하고, 조정위원회를 설치해 관련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남형도 기자 hum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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