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난민시설 곳곳서 집단 난투..잇단 불상사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올해만 100만 안팎의 난민신청자(이하 난민)가 예상되는 독일 곳곳의 난민 수용시설에서 집단 난투 같은 불상사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일간지 타게스슈피겔과 dpa 통신 등 독일 언론에 따르면 수용 시설로 전용되고 있는 베를린 옛 템펠호프 공항에서 이날 오후 난민 간에 흉기를 동원한 패 싸움이 벌어져 여러 명이 다쳤다.
거주 난민 간 난투극은 경찰 300명이 진압에 들어가 24명가량을 체포하고 나서야 진정됐다.
집단 난투는 점심식사용 음식 배분을 받기 위해 줄을 서서 대기하던 가운데 불만이 커진 난민 사이에 일어났다.
템펠호프 공항은 1923년 개항 후 나치 시대에 정비를 거쳐 대규모 공항으로 재탄생했던 곳이다. 그러나 1990년 통일 후 적자가 지속되자 운영을 중단하고 나서 대다수 부지는 시민공원으로 쓰고 일부는 베를린 경찰당국의 사무실로 임대했다.
그러다 올해 난민 급증에 따라 수용 시설로 쓰이기 시작한 이곳에는 난민 2천 300명이 임시 거주하고 있다.
베를린에선 템펠호프 공항 외에도 크로이츠베르크와 슈판다우 등의 난민 수용시설에서 난민 간 주먹다짐이 벌어졌다.
특히 전날 저녁 슈판다우에서 호스텔 시설을 쓰는 난민들은 소화기 분말기까지 사용하며 싸웠고, 이 과정에서 7명이 부상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에 따라 수용된 전체 1천 명의 절반 정도 되는 난민은 추운 날씨에도 밖에서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이날 새벽에야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또 작센안할트주 슈텐달 지역 인근의 클리츠 마을 내 호스텔 수용시설에서도 전날 저녁 일부 난민들이 주먹질을 벌여 5명이 다쳤다.
un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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