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당신] 관절 붓고 온몸이 쑤시는데 꾀병? 통증지수 체크해보세요

입력 2015. 11. 30. 00:04 수정 2015. 11. 30.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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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경기 여성에게 흔한 섬유근통

‘삭신이 쑤신다’ ‘온몸을 두들겨 맞은 것 같다’. 집안일을 많이 하는 50대 이상 주부 사이에선 흔한 말이다. ‘푹 쉬고 잘 자면 낫겠지’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일쑤다. 그런데 ‘섬유근통’이라는 질환과 혼동했다면 큰일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섬유근통으로 진료받은 환자가 매년 12.2%씩 늘고 있다. 그중 50~70대 여성이 전체 환자의 40%에 달한다. 과연 섬유근통은 어떤 질환일까.

50대 주부 김모(인천시 남동구 구월동)씨는 3년 전부터 아침에 손가락 관절이 붓고 팔다리 근육이 누군가에게 두들겨 맞은 듯한 통증이 이어졌다. 밤에는 온몸이 쑤셔 숙면을 취하기 힘들었다. 수면장애와 우울감이 심해졌다. 여러 병·의원을 돌아다니며 X선 촬영 및 MRI(자기공명영상촬영) 검사를 받았지만 ‘이상이 없다’는 진단만 받았다. 가족은 ‘꾀병 아니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그러던 중 류머티스내과를 찾았고, 진단 결과는 섬유근통이었다. 현재 김모 씨는 약물치료와 운동을 병행해 통증을 크게 줄였다.

50대 이상 폐경기 여성에서 발병

섬유근통은 아직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증후군이다. 척추·관절·근육 등 온몸이 두들겨 맞은 것처럼 아픈 증상이 3개월 이상 거의 매일 지속된다. 전신에 통증이 발생하지만 특정 부위가 더욱 심하게 아플 수 있다. 하루 중 유독 아침에 일어날 때 더 아프다. 관절이 경직되거나 시리고 저림·부기 같은 증상도 동반한다. 수면장애, 두통, 불안·우울 등 정서장애, 집중력 장애, 소화불량 등도 따라올 수 있다.
그런데 유독 여성에게서 압도적으로 많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해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했더니 섬유근통 환자의 68%가 여성(4만9533명)으로 남성(2만3223명)보다 2배 넘게 많았다. 특히 50~70대 여성이 전체 남녀 환자의 40%를 차지했다. 일산병원 재활의학과 전하라 교수는 “50대 이상 여성에게서 잘 발병하는 것으로 봐서 학계에서는 폐경 후 호르몬 불균형이 원인 중 하나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통증을 조절하는 중추신경계의 문제가 섬유근통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중추신경계가 고장나 통증을 조절하지 못하면 통증을 신경에 전달하는 물질이 늘어날 수 있다. 길병원 류머티스내과 서미령 교수는 “유전적 소인이 있는 사람이 바이러스에 감염되거나 내분비질환 및 류머티스질환을 앓고 있으면 섬유근통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근육·힘줄에 미세한 외상이 반복되거나 자율신경이상, 수면장애 등도 한 원인으로 추정된다.

통증지수 진단 … 약물 처방하며 운동을

최근 미국류머티즘학회가 새롭게 제시한 섬유근통 분류 기준법이 나왔다. 이에 따르면 ‘전신통증지수’와 ‘증상 중증도 척도’ 등 2개 항목의 각 점수를 합산해 진단한다. 첫째로 전신통증지수는 몸을 19개 부위로 나누고, 이 중 지난 한 주간 통증이 있던 부위를 표시해 매긴다. 어깨·팔·엉덩이·허벅지·종아리 등을 상세히 나눠 통증 부위를 센다. 둘째로 증상 중증도 척도는 피로도, 잠에서 깨어날 때 기분 등 4개 항목을 0~3점씩 점수로 매긴다. 전신통증지수가 7점 이상이면서 증상 중증도 척도가 5점 이상이거나 전신통증지수가 3~6점이면서 증상 중증도 척도가 9점 이상이면 섬유근통으로 진단한다. <이미지 참조>

섬유근통은 환자별 증상을 줄여주는 약물을 처방하며 치료한다. 가령 우울·불안해 하는 환자에게는 항우울제나 항불안제를 처방한다. 통증이 심할 땐 항뇌전증 약물을 투입해 신경전달물질을 조절한다. 비약물 치료법도 병행한다. 환자가 평소 좋아하는 운동이나 취미생활에 몰입하게 해 통증을 잊도록 돕는 방법이다.

한방요법도 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한방재활의학과 김고운 교수는 “침·추나치료 등으로 통증을 조절한다”며 “다양한 신경정신 증상에는 한약요법 및 명상치료를 병행한다”고 말했다. 통증을 제때 조절하지 못하면 수면장애 및 피로·불안·우울감이 증폭돼 더 큰 통증을 야기할 수 있다. 전하라 교수는 “5년 전 폐경 이후 섬유근통이 발병한 이모(55)씨는 치료에 소홀해 아직까지 통증이 계속된다”며 “반면에 2년 전 발병한 박모(49)씨는 처음엔 1~2주 간격으로 내원했지만 지금은 한두 달에 한 번꼴로 병원을 찾을 정도로 증상이 호전됐다”고 말했다. 길병원 재활의학과 임오경 교수는 “섬유근통은 보통 1년 이상 지켜보며 치료하는 끈질긴 증후군”이라며 “섬유근통으로 의심되면 류머티스내과 또는 재활의학과 전문의에게 정밀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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