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황선홍] 황선홍, "난 뛰어난 감독이 아니었다"(일문일답)

이현민 2015. 11. 29.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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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포항] 이현민 기자= 포항 스틸러스와 황선홍 감독의 5년간 아름다운 동행이 끝났다.

황선홍 감독은 11월 29일 오후 2시 FC서울과의 K리그 클래식 38라운드를 끝으로 포항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경기에서는 후반 추가시간 강상우의 극적인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수원 삼성이 전북 현대를 꺾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본선 직행에 실패했지만, 끝까지 드라마틱한 명승부를 연출하며 ACL 플레이오프 티켓을 거머쥐었다.

황선홍 감독은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팀을 이끌었다. 2012년 FA컵 우승, 2013년 전인미답 더블(K리그 클래식, FA컵)을 달성하며 K리그 명장에 등극했다. 이번 시즌에도 포항을 위에 올려 놓으며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안겼다. 지난 5년간 끊임없이 연구하고 도전하며 포항 특유의 세밀한 축구를 탄생시켰고, 후계자(공격수) 발굴에 힘써왔다. 현역 시절 한국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명성을 날렸다. 선수와 감독으로 포항축구, 나아가 K리그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

포항 서포터스는 영원한 No.18이라는 의미로 황선홍 감독의 이름과 등번호가 마킹된 유니폼을 내걸었다. 플래카드에는 ‘감독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늘 감독님 곁에 우리가 있습니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경기 후 전광판을 통해 영광의 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갔다. 모든 관중이 끝까지 자리를 지켰고, 선수들은 일제히 도열해 황선홍 감독 앞날에 축복을 기원했다.

‘우리 마음 속 영원한 황새’ 황선홍 감독은 경기 후 고별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포항과 함께했던 추억을 떠올렸다.

▲ 아래는 기자회견 전문
- 환송식 때 눈물을 보였다. 어떤 의미인가?
툭하면 운다. 지난 5년 간 영상을 보며 만감이 교차하더라. 우리 선수들과 좋은 추억을 쌓았다. 나도 많은 경험을 했고, 감독의 꿈을 펼치게 해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 가장 기뻤던 순간, 힘들었던 순간이 있다면?
가장 기뻤을 때는 울산에 극적인 승리를 거두고 리그 정상에 오른 2013년이었다. 지도자를 하면서 영원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가장 힘들었던 때는 최근 세 경기를 준비하면서다. 다행히 마무리를 잘했다. 더 열심히 노력해 좋은 모습으로 돌아오겠다.

- 최용수 감독이 고생했다는 인사를 전하면서, 재회를 기다리더라.
최용수 감독 한국 축구계에 반드시 필요한 존재다. K리그 발전을 위해 힘을 쏟고 있고, 최용수 감독에게 많은 걸 배웠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 만날 거로 생각한다. 오늘도 서울과 좋은 경기를 했다. 최용수 감독과 앞으로 선의의 경쟁을 펼칠 것이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가 있다면?
모든 선수가 기억에 남는다. 공격 갈증을 못 풀어 아쉽다. 아무래도 많이 공을 들인 무열이가 생각한다. 앞으로 포항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줄 거로 생각한다.

- 최근 5년 간 다음 시즌 구상 때문에 힘들었을 텐데, 가장 하고 싶은 게 있다면?
공식 행사가 끝나면 빠른 시일 내 조용한 곳에 가서 쉬고 싶다. 아무생각 없이.

- K리그 클래식 40대 사령탑 중 가장 고참이었다. 40대 감독들이 성공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후배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리그에 여러 스타일의 축구가 공존해야 한다. 전술도 마찬가지다. 젊은 감독들이 본인 스스로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 더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

- 부산 시절과 비교해 포항에서 확실히 얻은 것이 있다면?
내가 원했던 축구 스타일을 조금씩 채웠다. 부산 시절보다 포항에서 한 발 전진했다.

- 어떤 감독이었나?
난 뛰어난 감독도 승부사 기질을 갖고 있지 않다. 좋은 축구를 하는 감독이고 싶다.

- 후임인 최진철 감독에게 조언을 한다면?
구단에서 많은 지원을 해주겠다고 하시더라. 구단에서는 최진철 감독이 꿈을 펼칠 수 있게 도와주셨으면 한다.

- 함께 고생한 구단 직원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
포항의 성적은 나와 선수들로만 이뤄진 게 아니다. 직원분들의 힘이 컸다. 감독으로 꿈을 펼칠 수 있게 도와주셔서 감사드린다.

- 언제 다시 볼 수 있나?
모르겠다. 아직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다. 지금 약속 드릴 수 없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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