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 들어선 현대차 노조..임단협 교섭 올해 끝날까
[머니투데이 박상빈 기자]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의 새 위원장에 강성 노선의 박유기 후보가 당선되며 향후 재개될 올해 임단협(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2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박 당선인은 지난 27일 전체 조합원 4만886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위원장 선거 2차(결선)투표에서 2만3796표(53.41%)를 얻으며 2만570표(46.17%)에 그친 중도 노선의 홍성봉 후보를 제치고 새 노조위원장으로 뽑혔다.
박 당선인은 강성 노선의 금속연대 소속으로, 1988년 입사 후 2006년 현대차 노조 위원장과 2009년 금속노조 위원장을 역임했다. 민주노총 총파업과 성과금 파업 등을 이끌어 구속된 이력이 있다. 상부 조직에서 활동한 점은 풍부한 노동운동 경험으로 평가받는다.
박 당선인은 올해 임단협(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연내 마무리 짓겠다고 공약한 상태지만 시간적 한계와 사측과의 갈등은 넘어야 할 과제다.
새 집행부는 기존 집행부와의 인수인계와 구성원 정비 등을 마친 뒤 다음달 중순이 돼서야 회사와의 임단협 교섭에 본격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박 당선인이 중도 노선의 기존 이경훈 집행부가 사측과 의견을 좁혀왔던 교섭 내용을 전면 재검토할 수 있다고 관측한다. 박 당선인은 앞서 기존 집행부가 사측과 의견을 모았던 주간 연속 2교대제, 8+8 시간 조기시행에 대해 전면 재협상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는 또 현재 750% 수준의 상여금을 800%로 인상하는 내용과 호봉제를 유지하고, 호봉인상을 확대하는 내용도 공약해 향후 사측과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노조와 사측이 가장 큰 이견을 보이고 있는 임금피크제 도입을 두고 크게 갈등할 가능성이 있다. 현대차는 그룹 차원에서 내년도 임금피크제를 추진할 계획이지만 박 당선인은 임금피크제 반대를 공약 전면에 내걸었다.
또 계열사 노조와의 연대가 더 강화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관전 포인트다. 협상 동반자인 기아차 노조에도 강성 노선으로 분류되는 김성락 지부장 체제가 지난달 구축됐다.
사측은 이제 막 새 집행부가 선출된 만큼 노조의 내부 정비를 기다리며 대응 전략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사측 관계자는 "새 집행부가 기존 중도에서 강성으로 노선을 달리하지만 교섭을 통해 남은 협상을 풀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상빈 기자 bini@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