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안철수 "혁신전당대회가 최선의 길"
"전당대회, 시기 아닌 의지와 결단의 문제"
"전당대회 방법은 현 지도부가 고민해야"
"단일 지도체제, 집단지도체제 둘 다 가능성 열어둬야"
【서울=뉴시스】박주연 김태규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대표가 문재인 대표의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공동지도체제'를 거부했다. 또 자신과 문 대표 등 당원 모두가 참여하는 혁신전당대회가 최선의 길이라며 역제안 했다.
안 전 대표는 29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문·안·박 연대만으로는 우리 당의 활로를 여는데 충분하지 않다"며 "당의 화합과 당 밖의 통합이 이뤄질 지도 미지수이고, 등 돌린 지지자들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그는 "문·안·박 체제는 당의 변화를 온 몸으로 느끼며 진실로 모두가 화합하는 감동과 파격을 만들기에 부족하다"며 "지금은 더 담대하고 더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그러면서 대안으로 '혁신전당대회'와 '통합적 국민저항체제' 구축을 제안했다.
◇다음은 안 전 대표와의 일문일답.
- 어제 문대표와 회동했는데 문 대표는 어떤 반응을 보였나.
"어제 저녁에 만나서 문안박 체제가 가진 한계점에 대해서, 그리고 오늘 기자회견의 대략적인 방향에 대해서 말씀드렸다. (문 대표는) '여러가지를 함께 고민해보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
- 통합전당대회를 하면 당내 상황상 문재인·안철수 대표가 될 확률이 커지는데 그렇게 되면 통합이 가능하다고 보나. 천정배 신당과 통합하는 방안이 참신하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는데.
"지금은 당이 변화하는 계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당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도 국민들께 말씀드리고 설득과 동의를 구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당대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 현재 지도체제로는 더이상 가기가 어렵다는 것은 문 대표를 포함한 많은 분들이 인식하고 있는 문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봉합하는 수준이 아니라 오히려 국민들께 우리가 어떻게 바뀌겠다는 혁신을 말씀을 드리고 과정을 통해 신뢰를 구축하는 작업들이 필요하다고 본다. 여러가지 많은 고민을 했지만 제가 제안한 혁신전당대회가 가장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 통합에 대해서는 제가 두 단계로 말씀드렸습니다만, 통합에 대한 주체는 새로운 지도부다. 새로운 지도부에서 판단해서 통합적인 행보를 보일텐데, 거기에 중요한 것은 분명한 원칙하에서 그런 부분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지금까지는 당 혁신위의 혁신안과 거리를 뒀는데, 입장이 바뀐 것인가.
"지난 9월 초 제가 당에 혁신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렸다. 석 달 동안 진행되지 않아서 시간만 흘러간 것이 굉장히 안타깝다. 그러면 어떤 방법이 있을 지에 대한 고민의 산물이 제가 제안한 혁신전당대회다. 보통 지금까지와의 전당대회와는 다르게 구체적으로 당을 어떻게 바꾸겠다는 것과, 그리고 어떻게 하면 우리가 집권할 수 있느냐는 비전을 내놓고 경쟁하자는 것이다. 네가티브 또는 계파 간의 대립의 전당대회가 아니라 포지티브한 비전과 바꿀 수 있는 내용에 대해서 경쟁하자는 단서조항을 달았던 것이 그런 이유다. 그 과정 속에서 국민들이 다시 기대를 갖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게 해서 새로 뽑힌 대표는 정통성을 부여받는다. 그러면 새로운 리더십으로 총선을 이끌 수 있다고 본다."
- 통합전대를 새로 실시하게 되면 전제조건이 문 대표가 사퇴해야 한다는 뜻인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전당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문 대표를 포함한 현 지도부가 가장 부작용이 없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본다."
- 만약 문 대표가 제안을 받지 않는다면.
"저는 이 방법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이라 생각한다. 어떤 분들은 '지금 정부여당이 저렇게 폭주를 자행하고 있는데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보다 왜 당내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하느냐'고 이야기를 하는 분들이 있지만, 한자성어에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라는 말이 있다. 우리가 스스로 먼저 혁신하고 국민들의 신뢰를 받는 것이 제대로 싸울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우리가 단단히 뭉치고 새롭게 바뀌는 모습들을 보여드려야 그것이 정부여당과 대결해서 국민들 편에서 여러가지를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커다란 힘이 될 것이라 그렇게 믿는다."
- 새 지도부가 나오게 되면 문 대표 체제의 혁신안은 어떻게 되는가.
"혁신전당대회를 통해서 모든 사람들이 자기가 갖고 있는 혁신안을 가지고 경쟁을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본다. 그렇게 해서 뽑힌 대표와 지도부는 그 안이 당원과 국민들에 의해서 받아진 안들이기 때문에 그 안을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
- 전당대회라는 것이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전당대회를 언제쯤 해야한다고 생각하나.
"바로 직전 총선도 2012년 1월에 치뤄졌다. 지금은 시간이 부족한 것 아니라 의지와 결단의 문제라고 보고 있다. 전당대회를 한다면 아마도 1월초순에서 중순까지는 치러야 할 것이다."
- 문 대표가 이 제안을 받지 않는다거나 혁신전당대회가 됐는데, 문 대표가 다시 당선된다면 안 대표의 거취는 어떻게 되는지 고민해봤나.
"이것이 문 대표에게도 새롭게 리더십을 회복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본다. 그리고 혁신전당대회에서 모든 분들이 혁신안에 대해서 주장하고 선택이 될 것이다. 그러면 지도부에 대해서 모든 분들이 승복해야 한다. 저는 세력도 조직도 없다. 이것이 저에게는 굉장히 큰 시련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제가 우리 당의 혁신의 하나의 밀알이 될 수 있으면 언제든지 몸을 던질 수 있는 각오를 갖고 있다."
- 혁신전대를 위해서는 문 대표를 포함한 다른 지도부 사퇴가 전제돼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 지도부와 이야기 나눴나.
"문 대표를 포함해서 현 최고위원 몇 분과도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각자 갖고 있는 생각이 다른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현재 지도체제로 총선을 치르기는 대단히 어렵다는 것이 현 지도부 스스로 갖고 있는 문제인식임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면 어떤 대안이 있는가에 대한 고민 끝에 제가 내놓은 제안이 오늘 말씀드린 혁신전당대회다. 그리고 오늘 말씀드린 이 내용들은 모두 다 어떤 특정한 개인이나 특정 계파의 유불리를 떠난 문제다. 지금은 야권 전체가 공멸할 위기 상황이다. 그렇게 되면 결국은 정부여당은 폭주할테고, 결국은 국민들이 고통을 받게 된다. 이런 엄중한 상황에 대해서 개개인들이 무엇을 얻겠다는 생각은 할 때가 아니다. 전체가 살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그 고민끝에 나온 것이 지금은 혁신전당대회를 거쳐서 새로 거듭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제가 가진 결론이었다."
- 그동안 혁신제안들은 무수히 많이 나왔고, 단지 실행을 못했다는 지적이 많이 나왔는데.
"그래서 이번 전당대회는 달라야 된다. 단지 계파 간의 세력다툼이라든지, 또는 네거티브로 점철된 그런 선거가 돼서는 안된다. 오히려 이번에는 각자들이 갖고 있는 우리당이 어떻게 바뀌면 된다는 구체적인 생각, 혁신안, 비전을 갖고 서로 대결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그런 과정들을 거친다면 총선직전인 만큼 이런 것들이 실행에 옮겨질 수 있다는 것이 제 고민의 산물이다."
- 당 혁신의 밀알이 되겠다며 전대를 주장했다. 그러면 그 외 당지도부 체제에 입성할 생각이 있는가.
"문 대표와 저를 포함한 가능한 모든 사람들이 이 혁신안을 내놓고 전당대회에 나와서 경쟁하는 것이 옳다고 보는 입장이다. 그것이 문대표를 위해서도 현재 불안정한 상황을 끌고가기보다는 문 대표가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 안 전 대표도 (지도부체제에)나올 용의가 있다는 말인가.
"그렇다."
- 현재의 단일 지도체제로 가는 것이 옳다고 보는 것인가. 아니면 집단지도체제로 가는 것이 옳다고 보는 것인가.
"저는 둘 다 가능성을 열어놓고 싶다. 전당대회를 준비하면서 그 부분에 대해서 치열하게 논쟁이 벌어질 것이다. 그리고 그 논쟁이 벌어지는 것이 좋다고 보는 입장이다. 어떤 것이 우리당이 혁신하는데 도움이 될 것인가 그렇게 논쟁하는 과정 속에서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당이 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증폭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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