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해부③]고신용자 늘고, 저신용자 줄었다

정필재 2015. 11. 29.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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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급 고신용자 1년새 2.5%포인트 늘어…전체의 20.9% 차지
8·9·10등급 저신용자 작년 3분기 7.81% →올해 3분기 7.43%
신용등급 상승 원인, "빚 늘고 잘 갚으면서 금융거래 늘기 때문"

【서울=뉴시스】정필재 기자 = #1. A씨(33)는 빚이 3억원에 이른다. 2017년 입주할 아파트에 당첨돼 집단대출 및 중도금 대출을 받았고, 아파트 계약금도 일부는 은행 빚을 통해 마련했다.

이런 A씨가 최근 신혼집 마련을 위해 은행에 방문했다. 대출상담을 진행해 보니 신용도는 1등급이었고, 4%의 금리로 2000만원의 신용대출이 가능했다.

A씨는 "월소득은 260만원인데 3억원의 빚 중 상환한 돈은 하나도 없다"며 "그래도 최고신용등급이 어떻게 나왔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도 된다"고 말했다.

#2. B씨(36)는 급할 때마다 카드론을 통해 자금을 마련했다. 각종 경조사나 생활자금 등이 필요할 경우 대부분 카드론을 사용했다.

1년여가 지나고 A씨가 카드론 실적을 살펴보니 이미 400만원을 사용한 뒤였다. A씨는 은행을 찾아 신용대출을 받았고, 이 돈으로 카드 빚을 갚았다.

A씨는 "4%대로 돈을 마련할 수 있는데 10%대의 높은 이자를 낼 필요가 없다"며 "벌써 몇 번 이런식으로 소비해 몇 만원은 이득을 본 기분"이라고 말했다.

금융소비자들 가운데 신용등급 1등급이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28일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올해 3분기 4393만4669명 가운데 1등급은 모두 919만6098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체의 20.9%수준이며, 앞선 분기의 20.5%(4383만3511명 가운데 901만1881명)보다 0.4%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도 (4323만5382명 중 767만4709명·17.7%) 2.5%포인트 많아졌다.

반면 8·9·10등급의 저신용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1분기 7.63% ▲2분기 7.55% ▲3분기 7.43%로 줄었다. 지난해 3분기 저신용자의 비중은 7.81%였다.

나이스평가정보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세워둔 원칙 등에 따라 신용등급을 평가하고 있다"며 "객관적인 자료만 공개할 뿐 이에 대한 분석은 첨부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나이스평가정보는 ▲현재 연체 보유 여부 및 과거 채무 상환 이력 40.3% ▲현재 채무부담 정보 (대출 및 보증 채무 등) 23.0% ▲신용거래기간 (최초·최근 개설로부터 기간) 10.9% ▲신용거래종류·신용거래형태 (상품별 건수, 활용비중) 25.8% 등을 기준으로 신용도를 평가한다.

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낮다보니 돈을 쉽게 쓰고 금방 갚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며 "대출이 발생하고 다시 갚으며 신용등급도 함께 올라가고 다시 대출이 이뤄지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역시 신용정보회사들이 제공하는 자료를 참고해 신용평가를 하고 있다"며 "대출이 늘면서도 연체율을 낮아지고 있는 현상이 더해져 신용등급이 높아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금리도 낮고 고신용자들의 한도가 높아지면서 대출한도 역시 끝없이 늘고 있다"며 "한계까지 대출이 이뤄진 뒤 갑작스럽게 금리가 인상될 경우 큰 충격이 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rus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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