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동부서 PKK 관련 기자회견 중 괴한 총격..2명 사망
유명 쿠르드족 변호사와 경찰관 숨져…기자 등 다수 부상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준억 특파원 = 터키 동부 도시 디야르바크르에서 2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하던 쿠르드족 유명 변호사와 경찰관 1명이 괴한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터키 언론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께 디야르바크르의 주요 사적인 미나렛(이슬람 사원의 첨탑) 앞에서 디야르바크르 변호사협회 타히르 엘치 회장이 동료 변호사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마친 직후 괴한이 총을 난사했다.
디야르바크르 당국은 기자회견장에 배치된 경찰관들과 터키 쿠르드족 반군인 '쿠르드노동자당'(PKK) 테러리스트 간 총격전이 벌어져 엘치 변호사와 경찰관 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도안통신이 보도한 영상에 따르면 괴한이 기자회견장 근처에 도착한 택시 안에서 총을 쏘면서 총격전이 시작됐으며, 엘치 변호사는 기자, 경찰관 등과 피신하고 있다가 총에 맞고 쓰러졌다.
도안통신 등은 엘치 변호사가 뒷목에 총을 맞았으나 괴한이 그를 겨냥하고 쏜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고 전했다.
기자 3명과 경찰관 2명 등도 괴한이 쏜 총에 맞아 부상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디야르바크르 수르 구는 사건 현장 등지에 임시 통행금지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엘치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터키 치안당국과 PKK 간 유혈충돌로 미나렛이 훼손됐다며 충돌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엘치 변호사는 지난달 민영방송에 출연해 "PKK는 테러 조직이 아니다"라고 말해 검찰이 테러 조직의 선전을 조장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친정부 성향의 일간지인 사바흐는 엘치 변호사는 PKK의 청년 조직인 YDG-H가 지난 7월부터 시가지에서 충돌을 유발한 전략도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 사건은 테러리즘에 단호하게 대처한 터키 정부가 정당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며 끝까지 테러리즘고 싸우겠다고 말했다.
PKK는 터키 최대 소수민족인 쿠르드족이 분리독립을 목표로 1978년 결성된 조직으로 터키와 미국, 유럽연합(EU) 등으로부터 테러조직으로 지정됐다.
PKK는 2000년대부터 독립국가 대신 쿠르드족 자치로 목표를 바꿨으며, 2013년 3월 정부와 평화 협상을 계기로 휴전을 선언할 때까지 30년 동안 무장항쟁을 벌여 4만5천여명이 숨졌다.
지난 7월 PKK가 2년 반 만에 휴전을 중단했으며 터키군도 동부와 이라크 북부에서 PKK 소탕 작전을 개시했다. 양측의 충돌로 최근까지 PKK 조직원 2천여명이 사살됐으며, 군인과 경찰관도 150여명이 사망했다.
justdu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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