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시장 新풍속도..거품 뺀 구단-다년 희망 선수

이상철 2015. 11. 28.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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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자유계약선수(FA) 권리를 행사한 선수는 총 22명. 28일 오후 10시 현재 이 가운데 7명만이 ‘잔류’를 택했다. 평소 입었던 유니폼을 계속 입기로 결정했다.

예년과 비교해 잔류파가 매우 적다.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박석민(삼성)을 비롯해 유한준, 손승락(이상 넥센) 등 대다수 선수들은 시장 평가를 받겠다며 원 소속구단과 협상을 타결하지 않았다. 27일까지 계약 협상을 마무리 지은 선수가 한 명이 없더니, 지난해 막바지 극적 타결을 했던 것과도 분위기가 다르다. 그들은 객관적인 시장 가치를 따졌고, 이를 가늠해 보겠다고 했다.

그런 의미에서 원 소속구단과 계약한 이들의 행보도 눈길을 끈다. 잭팟을 터뜨렸지만 이전까지 고려하면 ‘대박’이라고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들은 돈보다 더 큰 가치를 강조하며 재계약에 도장을 찍었다.

이승엽은 삼성 라이온즈의 전설로 남기를 희망했다. 사진=Mk스포츠 DB
대박이라 불릴 만한 게 없다. 1년 전만 해도 50억원 이상의 대형 계약이 줄을 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총액 기준 최고액은 올해 FA 1호 계약인 송승준(롯데)으로 40억원이다. 삼성을 상징하는 이승엽이나 주장을 맡았던 이범호(KIA)와 이택근(넥센)도 그에 미치지 않는 계약 규모에 도장을 꺼냈다.

합리적인 선에서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그리고 거품도 어느 정도 빠졌다. FA라고 꼭 돈이 절대적인 가치가 아니었다. 돈이 자존심이 될 수는 있지만, 그게 새로운 미래를 여는데 가장 큰 요소는 아니었다. 즉, 자존심을 어느 정도 포기했다는 이야기다. 이택근은 4년 전보다 총액 규모가 15억원 줄었다.

잔류한 선수들은 저마다 기존 방침과 다르지 않았다. ‘팀을 떠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협상기간이 길어지긴 했어도 ‘허튼’ 생각은 하지 않았다. 초심은 그대로였다. 저마다 기존 팀에 대해 집과 같다는 표현을 쓰면서 떠나지 않고 계속 남아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싶었다는 의중이었다. 즉, FA 시장에 어느 정도 거품을 빼는데 ‘의리’도 퍽 중요했다는 소리다.

올해 연봉과 비교해도 껑충 뛰어오른 이는 그리 많지 않았다. (계약금 제외 순수 연봉으로)100% 인상한 게 이동현(LG)으로 3억원이 뛰어올랐다. 이는 가장 높은 인상률이자 인상 금액이다.

또 하나 흥미로운 건 계약기간이다. 베테랑 FA와 협상 중 가장 중요한 건 계약기간이다. 선수는 1년이라도 더 늘리고 싶어한다. 반면, 구단은 최대한 줄이려 한다. 서로의 이해관계가 다르다. 그러나 타협을 했다.

이택근은 총액 35억원에 넥센 히어로즈와 FA 계약을 했다. 50억원에 계약했던 게 4년 전이다. 사진=MK스포츠 DB
최대한 계약기간을 늘렸다. 이범호(KIA)와 김상현(kt)이 옵션 조항을 넣어 3+1년 계약을 했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계약은 연장된다. 사실상 4년 계약인 셈이다. 송승준, 이범호, 이택근, 김상현 등 30대 중반의 선수들은 장기 계약에 초점을 맞췄다. 현 팀에서 선수생활을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다. 그리고 구단도 이를 반영했다.

최소 계약기간은 2년. 39세의 이승엽과 36세의 마정길(넥센)이 2년 도장을 찍었다. 적지 않은 나이와 성적을 어느 정도 고려한 판단이다. 그러나 마냥 헐값은 아니다. 삼성이 등번호 36을 맞춰 예우한 이승엽은 계약금만 16억원이다. 송승준의 24억원 다음으로 많다.

구단과 선수의 온도차는 컸다. 구단들이 미온적일 수 있으나 다른 구단과 게약을 비교해 형평성이라는 잣대를 내밀었을 수도 있다. 더불어 FA 시장의 거품이 푹 꺼졌다고 하긴 어렵다. 여전히 많은 선수들은 더 좋은 대우를 희망하며, 그 가치를 엿보기 위해 시장에 뛰어들기를 자원했다. 다만 구단이 예년 같이 선수들이 원하는대로 끌려가지만은 않았다는 건 분명하다. 그리고 그게 29일부터 시작된 타 구단과 협상에서 이어질 지도 모른다.

※2015 FA 선수 원 소속구단과 협상 완료 | 괄호 안은 올해 연봉

송승준(롯데) | 4년 계약금 24억원 연봉 4억원 총 40억원 (3억4000만원)

이범호(KIA) | 3+1년 계약금 10억원 연봉 6억5000만원 총 36억원 (4억원)

마정길(넥센) | 2년 계약금 2억2000만원 연봉 2억원 총 6억2000만원 (1억4000만원)

이택근(넥센) | 4년 계약금 10억원 연봉 5억원 옵션 5억원 총 35억원 (7억원)

이승엽(삼성) | 2년 계약금 16억원 연봉 10억원 총 36억원 (9억원)

김상현(kt) | 3+1년 계약금 8억원 총 17억원 (1억6000만원)

이동현(LG) | 3년 계약금 10억원 연봉 6억원 총 30억원 (3억원)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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