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M출동] 세계문화유산 남한산성에 출처 모를 쓰레기 '그득'

정동훈 jdh@mbc.co.kr 2015. 11. 28.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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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지난해 6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남한 산성'입니다.

이후 관람객도 2배나 늘었는데요.

그런데 우리 문화유산인 남한산성 주변 곳곳에서 엄청난 양의 쓰레기 더미가 썩어가는 게 확인됐습니다.

누군가 오랜 기간 쓰레기를 몰래 매립해 온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된 걸까요?

정동훈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17세기 초 인조 때 지어진 남한산성의 대표적 건물, 수어장대로 향하는 등산로 한복판을 파봤습니다.

시커멓게 녹슨 깡통부터 깨진 유리병, 색이 바랜 비닐봉지까지.

땅속에 숨겨져 있던 각종 쓰레기가 쏟아져 나옵니다.

가격이 1백 원으로 표시된 과자 봉지가 보입니다.

매립한 지 40년이 넘었다는 겁니다.

[최규창/등산객]
"놀랍죠, 있을 수 없는 일이죠. 황당한 정도가 아니죠."

성곽 안 동쪽 끝에 있는 해발 514m의 벌봉 부근.

낙엽을 걷어내자 폐비닐 더미가 나타납니다.

땅속에 쌓이고 쌓여, 계단처럼 층이 졌습니다.

[조갑식/남한산성 환경봉사대]
"낙엽 위에 쓰레기, 낙엽 밑에도 쓰레기, 이중삼중으로 돼 있다고. 이거 누가 치울 거예요."

이처럼 이 일대는 거대한 쓰레기장을 방불케 하지만, 흙과 낙엽에 가려 수십 년째 방치돼 왔습니다.

성곽을 따라 난 길로 인근 군 부대 쪽으로 가봤습니다.

땅속에 폐타이어와 철제 구조물이 반쯤 묻혀있습니다.

'국방부' 마크가 찍힌 햄 포장지, 통조림통이 나뒹굴고, 흑백텔레비전까지 있습니다.

쓰레기 더미가 발견된 곳은 성곽 안 4곳을 포함해 확인된 것만 남한산성 도립공원 10여 곳에 달합니다.

문제는 정확히 누가, 언제 얼마나 많은 양의 쓰레기를 버렸는지 알 수 없다는 점입니다.

[군부대]
"그게 워낙 오래된 물건이니까, 어떤 부대에서 버렸는지 조사를 좀 더 해 보고."

[조갑식/남한산성 환경봉사대]
"장사했던 사람들이 주변에 이런 식으로 묻은 게 많다고요."

쓰레기 더미는 한 달 전부터 자원봉사대가 발견하기 시작했습니다.

[윤은숙/경기도의원]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지 않았습니까? 실제로 내면에 들어가 보면 이런 쓰레기들이 많이 방치돼있다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 아닌가."

앞으로 처리는 누가 할지, 비용은 누가 댈지 갈 길이 먼 상황.

남한산성을 관리하는 경기도는 이제 막 실태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MBC뉴스 정동훈입니다.

(정동훈 jdh@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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