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플러스] 학교 통학로에 유흥업소 '버젓', 전국 4만 곳

서유정 2015. 11. 28. 20:3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데스크]
◀ 앵커 ▶

학생들이 매일 오가는 등하굣길, 그 어떤 곳보다 환경이 중요한 곳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런데 교육에 도움이 되는 분위기는커녕 낯뜨거운 유흥업소가 늘어선 통학로가 우리나라엔 너무 많습니다.

어린이보호구역이란 표시가 무색한 학교 앞 민망한 풍경들, 서유정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의 한 초등학교 앞, 정문을 빠져나오는 학생들 사이로 양주와 맥주를 파는 술집 간판들이 선명합니다.

[인근 상인]
"다 술집이지 전부 술집이지 뭐. 이 동네만큼 술집 많은 데 없어."

학교와 거리는 불과 100여m.

아이들이 간식을 사 먹는 가게 바로 옆에도 학용품을 사는 문방구 주변에도 안을 볼 수 없게 시트지로 가려진 술집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최진서]
"부모님이 여기로 다닐 때는 주로 낮에 다니라고, 밤에는 혼자 다니지 말라고 했어요."

또 다른 중·고등학교도 마찬가지.

빨강, 분홍 간판의 술집 앞을 교복 차림의 여학생들이 빠른 걸음으로 지나갑니다.

[홍성민]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불편한 느낌이 많았어요. 분홍색 빨간색으로 벽도 다 가려져 있고 가끔 문 열려 있으면 조명도 빨갛고 까맣고."

술집에 둘러싸인 아이들의 등하굣길은 밤이 되자 난감한 본색을 드러냅니다.

업소마다 하나 둘 불을 밝히면서 현란한 유흥가로 변해 정작 학생들은 통학로라지만 지나다닐 엄두조차 못 냅니다.

[서유진]
"그 길거리 자체가 무섭고, 밤에 다니기 무섭고, 꺼려지고."

학교보건법에 따르면 학교 주변 200미터 안은 접대를 하는 유흥업소가 들어올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어떻게 이런 유흥업소들이 통학로를 차지하고 있을까요.

단속반을 따라가 봤습니다.

[단속반]
"문 뜯어요! 빨리 문 열어요! 빨리!"

대부분 아예 문을 걸어 잠그고 술을 팔고 있습니다.

불법임을 스스로 알기 때문입니다.

업소 안에서는 커튼 사이로 손님과 함께 술을 마시던 종업원이 재빠르게 자리를 피합니다.

[유흥업소 종업원]
(100미터 이내에 초등학교가 있어요. 정당한 행위가 아니잖아요.)
"뭐 (감옥에서) 살아야 해요? 어휴 지겨워."

[단속반]
"이건 영업정지가 들어갈 수밖에 없어요. 한 달 정지에 벌금."

이런 업소들은 일반 음식점으로 신고해 일단 문을 열고서, 유흥주점으로 불법 영업을 하는 수법을 쓰고 있습니다.

주변 주민들은 어떤 업소인지 다 아는데도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인근 상인]
"주인이 종업원 두고 맥주 파는 거죠. 약간 조금 퇴폐."

특히 심각한 건, 학교 앞이 유흥가보다 임대료가 저렴하기 때문에 이를 노린 유흥업소들이 야금야금 통학로 주변을 잠식해 있는 상태입니다.

단속되더라도 영업정지 기간이 끝난 다음 다시 문을 열면 그만이라는 배짱영업이 판을 치고 있습니다.

[유흥업소 사장]
"손님이 있으면 제가 정지 먹는거고, 전 정지 먹더라도 영업폐쇄하고 나가면 나갔지 그냥은 안 나가요!"

[박겸수/강북구청장]
"집주인이 어디가 있든 찾아가서 만나서 계약 기간이 끝나면 재계약을 하지 않도록 설득하고 있습니다."

학교 주변 200m 이내에 있는 유해시설은 전국 3만 9천여 개.

전국 모든 학교 수의 2배가 넘습니다.

학교 앞, 그리고 아이들의 정서를 침범하는 유흥업소들, 특별 대책이 필요합니다.

MBC뉴스 서유정입니다.

(서유정)

[저작권자(c) MBC (www.imnews.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Copyright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