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터키에 "IS 저지선 구축하라"..국경통제 강화 압박
펜타곤 관계자 "IS 조직원 오가는 100㎞ 구간에 터키군 3만명 필요"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미국 정부가 '이슬람국가'(IS) 조직원의 이동 경로인 터키-시리아 국경의 통제를 강화하라고 터키 정부를 압박했다고 27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는 미국과 터키 양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을 인용,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IS 조직원 침투 경로로 사용되는 터키-시리아 국경 일부 구간에 터키군 병력을 추가 배치해 'IS 저지선'을 구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터키에 통제 강화를 요구한 국경 지역은 터키 남부 킬리스에서부터 시리아 자라불루스까지 이르는 97㎞ 구간이다.
이 구간은 IS가 외국으로부터 모집한 조직원을 시리아로 들여오거나 시리아에서 훈련시킨 조직원을 외국으로 내보내는 데에 주로 사용되는 경로로 지목된다.
미국 국방부 관계자는 이 구간을 봉쇄하는 데에 최소한 터키군 3만명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되며 이 병력에는 보병과 포병대 모두 포함된다고 말했다.
양국 정부는 애초 지난 7월에 터키-시리아 국경 통제 강화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으나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의견 일치를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프랑스 파리 동시다발 테러 등 IS의 테러 위협이 고조되자 미국 정부는 터키-시리아 국경지역에 병력을 추가해 'IS 저지선'을 구축할 필요를 절감했다고 WSJ는 분석했다.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활동하는 IS가 유럽 등 외국으로 조직원들을 침투시키지 못하도록 하려면 주요 이동 경로인 이 구간을 막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책이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게임의 흐름이 바뀌었고 더 이상은 안 된다. (터키-시리아) 국경을 봉쇄해야 한다"며서 "(IS는) 국제적으로 위협이 되고 있으며 모두 시리아에서 터키를 거쳐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다만 국경 봉쇄에 필요한 병력 규모를 터키 정부에 구체적으로 요구하지는 않았다고 WSJ는 전했다.
미국의 이 같은 요구에 대해 터키 정부도 동의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지만 3만명이 필요하다는 미국 측 추산은 지나치게 부풀려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터키 정부 관계자는 "터키 역시 킬리스와 자라불루스 사이 국경 지역에서 다에시(IS)를 소탕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면서 "하지만 이와 관련해 우방인 미국을 포함, 그 어느 나라로부터도 경고나 조언을 들을 필요는 없다"고 WSJ에 말했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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