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부패 파문 확산..BTG 펀드서 1.3조원 빠져나가

하세린|주명호 기자|기자 입력 2015. 11. 28.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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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수사당국, 금융·정치계 인사 첫 구속..고질적 고위층 부패 척결되나

[머니투데이 하세린 기자, 주명호 기자] [브라질 수사당국, 금융·정치계 인사 첫 구속…고질적 고위층 부패 척결되나]

국영 에너지업체 페트로브라스의 부패 스캔들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브라질 최대 투자은행 BTG팩츄얼의 수장이 구속되면서 회사 채권펀드에서는 이틀 만에 1조3000억원 규모의 자금이 빠져나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안드레 에스티브 BTG팩추얼 CEO(최고경영자)가 지난 25일 체포된 이후 이틀간 BTG팩추얼의 10개 채권펀드에서 약 42억헤알(약 1조2970억원)이 빠져나갔다. 이는 전체 펀드 규모의 약 3분의 1이 사라진 것이다.

BTG팩추얼 주가는 지난 25일부터 약 26% 가까이 떨어졌다. 이에 따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와 피치는 BTG팩추얼의 신용도를 하향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브라질의 대표 금융 브랜드가 악화일로에 있다.

아울러 통신은 BTG팩추얼이 현금 자산을 늘리기 위해 브라질 최대 병원 체인에 대한 지분을 팔려고 한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앞서 BTG팩츄얼 CEO 대행으로 임명된 페르시오 아리다는 BTG팩추얼이 대출이 아닌 다른 방법을 통해 유동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라질 최대은행의 수장과 현직 상원의원이 페트로브라스의 부패 스캔들 연루 혐의로 체포되면서 브라질 고위층의 고질적인 부패가 척결될지 주목된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젊은 엘리트 검사와 경찰, 판사들이 이른바 '세차 작전'(Operation Car Wash)이라 불리는 페트로브라스 수사를 주도하고 있다며 이것이 브라질의 부패 고리를 끊기 위한 시작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관련 수사를 이끌고 있는 검찰 관계자는 "우리는 브라질의 시스템을 바꾸려고 한다"며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이) 처벌을 받지 않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잘못을 하면 마땅히 처벌을 받는 시스템을 작동하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5일 브라질 연방경찰은 페트로브라스 부패 스캔들 은폐 혐의를 들어 에스티브 CEO와 노동당 당수 델시디오 도 아마랄 의원을 구속했다. 고위층의 부패가 만연한 브라질에서 수사 당국이 금융·정치계 인사를 실제로 체포한 것은 처음이다.

브라질 대법원에 따르면 이들은 부패 스캔들을 덮기 위해 앞서 구속된 네스토르 세르베로 전 페트로브라스 국제담당이사의 양형거래(플리바게닝)를 막으려고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티브는 세르베로의 증언 초안을 불법적으로 소유한 혐의를 받고 있다. 도 아마랄 의원의 경우 비밀 유지를 위해 세르베로에게 400만헤알(약 12억3500만원)에 추가로 매월 5만헤알(약 1500만원)의 뇌물을 제공했다는 혐의다. 그는 또 세르베로에게 전용기로 파라과이를 경유해 스페인으로 도피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파장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에스티브는 2000년대 초 브라질 경제 성장을 이끈 스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투자은행 팩츄얼을 이끌었던 그는 2006년 회사를 약 26억달러(약 3조원)에 스위스 UBS에 매각하고 BTG를 설립했다. 이후 금융위기가 고조되던 2009년 그는 UBS로부터 팩츄얼을 되사들인 뒤 사명을 BTG팩츄얼로 교체했다. 이후 BTG팩츄얼은 전 세계 20개국에 3500명의 직원을 둔 브라질 최대 투자은행으로 성장했다.

도 아마랄 의원의 체포는 같은 당인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에게도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호세프 대통령은 다음달 2~4 일로 예정하고 있던 일본 방문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예산 제약 때문이라는 설명이지만 국내 정치 정세의 혼란이 배경으로 풀이된다.

페트로브라스의 부패 의혹을 배경으로 야당은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으며, 다음주 예정된 국회 심의를 앞두고 예산의 뒷받침없이 외유를 강행하면 대통령 탄핵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세린 기자 iwrite@, 주명호 기자 serene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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