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킹' 김태균의 숨은 가치, 그러나 딜레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5. 11. 28. 08:42 수정 2015. 11. 2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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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김태균은 어마어마한 보상 규정으로 타 팀이 쉽지 않다. ⓒ 연합뉴스

이번 FA 시장 최대어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한화 김태균의 거취가 야구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태균은 FA 자격을 취득한 올 시즌 133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6 21홈런 129안타 104타점 61득점을 기록했다. 한화 타선에서 가장 많은 홈런과 타점을 기록한 부동의 4번 타자다.

사실 김태균은 이번 FA 대어들 중 명성에 비하면 그리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한 편이다. 한화의 프랜차이즈 스타 이미지가 워낙 확고한데다 선수 보인도 팀에 대한 애정이 깊다. 김태균은 일본 프로야구에서 잠깐 활약했던 시간을 빼고는 데뷔 이래 오직 한화에서만 활약했다. 야구계에서도 나이와 경력을 감안할 때 '설마 김태균이 한화를 떠날까'라며 잔류 가능성이 높은 FA로 분류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프로의 세계에서는 어떤 일이든 벌어질 수도 있는 법이다. 김태균과 한화 구단은 25일 대전구장 구단 사무실에서 만나 처음으로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한화가 김태균을 잡겠다는 의지가 뚜렷하고, 김태균도 한화 잔류를 우선순위에 두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구체적인 조건에 이르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관건은 김태균의 높은 몸값이다. 김태균은 일본무대에서 유턴한 이래 최근 4시즌 연속 연봉 15억원을 받으며 KBO 연봉킹 자리를 차지해왔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대우였지만 지금 시점에서 돌아보면 김태균에게 딱히 유리한 조건도 아니다.

일단 FA시장의 과열화로 스타급 선수들의 몸값이 크게 올랐다. KIA 윤석민(4년 90억원), SK 최정(4년 86억원), 두산 장원준(4년 84억원), 삼성 윤성환(4년 80억원), 롯데 강민호(4년 75억원), 한화 정근우(4년 70억원), 이용규(4년 67억원)같은 선수들이 잇달아 연봉대박을 터뜨렸다. 커리어에서 이 선수들에 비하여 뒤질 것이 없는 김태균으로서는 이번 FA 시장에서 보상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 법하다.

김태균은 일본에서 한화로 다시 유턴할 당시 FA 자격을 인정받지 못해 한화 구단이 계약금 대신 연봉으로 몸값을 보전해줬다. 연봉만으로 4년 60억을 받은 셈인데 요즘 천정부지로 치솟은 FA 시장의 상황을 감안하면 크게 높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김태균은 연봉킹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오히려 팀 공헌도에 대한 평가에 있어서는 손해를 본 측면도 강하다. 김태균은 국내 복귀 이후 매년 3할대 이상의 타율과 두 자릿수 홈런을 꾸준히 기록하며 활약했으나 부진한 팀 성적과 맞물려 4번 타자로서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김태균을 제외하면 빈약한 팀 타선 때문에 다른 팀 투수들의 집중견제를 받았고, 홈런과 타점에서 손해를 보며 '똑딱이 4번 타자'라는 비아냥거림도 감수해야했다.

현실적으로 김태균이 다른 팀으로 옮기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해도 높은 연봉에 따른 보상금과 보상선수 규정 때문에 영입이 쉽지만은 않다. 결과적으로 연봉킹이라는 영예가 장기적인 면에서는 김태균에게 도움이 안 되는 족쇄가 된 측면도 있는 셈이다.

한화는 최근 2년간 FA 시장에서 거액을 투자하고도 만족할만한 결실을 보지 못했다. 다음 시즌 성적 반등을 노리는 한화 입장에서 김태균은 반드시 필요한 선수이지만 과연 얼마나 통 큰 배팅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어느덧 30대 중반인 나이와 꾸준함에 비하여 결정적 순간마다 2% 부족했던 임팩트도 아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태균이 여전히 KBO 최고타자 중 한명이라는 무게감은 무시할 수 없다. 그동안의 위상과 통산 경력을 감안할 때 한화가 올해 FA 시장에서 김태균을 잡으려면 최소한 최정이나 윤석민 정도의 몸값을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태균이 과연 한화와 원만한 계약에 성공할 수 있을지, 아니면 모두의 예상을 깨고 시장에 나와 타 구단들의 평가를 기다리게 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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