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2015] 평양 옥류관, 90세 요리사 숨진 뒤 냉면 맛 떨어져

김명성 기자 2015. 11. 28.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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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법 전수 안 돼 손님 줄어.. 2~3시간 줄서는 건 옛말

평양 최고의 냉면집으로 알려진 옥류관 냉면〈사진〉 맛이 예전보다 못해졌다는 얘기가 시민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최근 평양을 다녀온 대북 소식통은 27일 "옥류관에서 냉면 육수를 담당하던 요리사가 지난 11월 초 90세의 노환으로 사망했다"며 "요리사가 육수 만드는 비법을 제대로 전수해 주지 않아 냉면 맛이 못해졌다는 얘기를 시민들로부터 들었다"고 했다. 그는 "이전에는 옥류관 냉면이 맛있다고 2~3시간씩 줄을 서서 기다리다 먹었는데 최근에는 냉면 맛이 달라지면서 손님이 줄었다"며 "기다리지 않고 바로 먹을 수 있다"고 했다. 냉면 맛이 떨어지고 손님이 줄자 옥류관을 책임진 초급 당비서와 지배인이 문책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옥류관 냉면은 꿩고기를 포함해 40여 가지의 재료로 만든 육수와 순메밀로 만든 국수를 사용하는 등 전통적인 평양냉면으로 유명하다. 냉면 가격은 1인당 20~40달러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때 김정일은 남측 인사들에게 "평양냉면을 먹을 때는 고명을 옆으로 치우고 젓가락으로 면을 들어 올린 후 직접 면에다 식초를 치고 먹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북한 노동당 고위층들이 모여 사는 평양 중구역의 중앙당 아파트 지역에 한식·양식·일식·중식 등을 파는 '먹자골목'이 새로 생겨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중구역에 새로 생긴 식당의 음식값은 비싼 편인데 중앙당 가족들에게는 반값에 먹을 수 있는 식표(식권)가 제공된다"고 했다. 이 소식통은 "식표는 중앙당 가족들에게만 공급하는데 한 가정에 매달 30장씩 준다"며 "중앙당 가족들은 친구나 대학 동창들과 밥을 먹을 때 식표를 사용한다"고 했다.

한편 최근 평양에서 돈을 제일 잘 버는 직업은 택시기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영택시 회사에 소속된 택시기사들은 하루 수입의 50%를 회사에 바치고 나머지를 본인이 가져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택시기사들은 24시간 2교대로 일을 하는데 손님이 많아 벌이가 잘된다"며 "특히 평양역 근처에는 손님이 너무 많아 택시가 모자랄 정도"라고 했다. 장마당에서 돈을 많이 번 일부 상인은 아침저녁으로 물건을 나르기 위해 아예 1개월분 택시비를 미리 주고 택시를 개인 자가용처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평양에서 운행되는 택시는 1000대가 넘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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