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알아사드는 IS 못잖은 골칫거리

손진석 기자 2015. 11. 28.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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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출신.. 폭압정치 악명, 난민·IS세력확산 원인 제공 美는 축출, 러는 보호하려해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26일(현지 시각) 미국이 테러 세력 이슬람국가(IS)뿐 아니라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50·사진) 대통령도 권좌에서 끌어내려야 한다고 보도했다. 당장은 IS 격퇴가 급하지만 알아사드 정권도 붕괴시켜야 시리아와 중동에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요즘 IS와 관련해 빠짐없이 등장해 미국 등 서방이 눈엣가시로 여기는 알아사드는 누구일까. 원래 그는 안과 의사였다. 아버지 하페즈 알아사드가 1970년 쿠데타를 일으켜 대통령에 올랐지만 차남인 알아사드는 권력 승계와 거리가 멀었다. 형 바셀이 후계자였기 때문이다. 시리아 다마스쿠스대 의대를 졸업한 알아사드는 런던에 유학해 안과 수련의 과정을 밟았다.

운명이 바뀐 건 1994년이었다. 형 바셀이 교통사고로 급사한 것이다. 곧바로 귀국해 후계자 수업을 받던 알아사드는 2000년 아버지 하페즈 알아사드 대통령이 심장마비로 숨지자, 대선에 1인 후보로 출마해 97.2%의 지지율로 당선돼 지금까지 통치하고 있다. 이때 나이가 35세. 아버지에 이어 45년째 부자(父子)가 세습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명목상 대통령 임기 7년마다 대선을 치르긴 하지만 단독 후보로 출마하기 때문에 사실상 영구 독재다. 연임 제한도 없다.

알아사드는 영어가 능통하고 프랑스어로 일상 회화가 가능할 정도로 국제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내정은 포악하기 이를 데 없다. 2011년 '아랍의 봄' 바람을 타고 반독재 시위가 벌어지자 탱크와 장갑차를 동원해 무자비하게 짓밟았다. 이후 시위대는 반정부 세력으로 커져 내전이 발생했고, 알아사드의 진압으로 30만명이 숨진 것으로 인권단체들은 추정한다. 이렇게 내전으로 혼돈된 틈을 타고 IS가 시리아 영토를 야금야금 차지했다. 알아사드의 폭정 때문에 IS가 세력을 불렸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게다가 알아사드는 오래전부터 레바논 헤즈볼라 등 테러 단체를 지원하고 있다. 미국 및 유럽 국가들은 알아사드를 축출시키려고 한다. 알아사드가 버티는 이유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든든한 지원자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알아사드는 중동에 영향력을 키우고 싶어 하는 푸틴을 위해 시리아 서쪽 지중해 연안에 있는 타르투스항에 러시아 해군기지를 만들어주고 자기편으로 끌어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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