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문재인 제안 거부하고 '제3의 카드' 제시할 듯

[내일 회견.. 어떤 선택할까] '천정배와 통합' 제의 등 어정쩡한 태도 취할 듯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사진〉 의원은 문재인 대표의 '문(재인)·안(철수)·박(원순)' 공동 지도부 제안을 거부하는 쪽으로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그렇다고 문 대표에게 물러나라고 요구하는 것도 아닌 '제3의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29일 오전 10시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발표하는 대신 문 대표에게 새로운 지도 체제 구성 등을 포함한 대안(代案)을 제시할 것이라고 한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공동 지도부를 구성하더라도 현재의 당 체질로는 총선 승리가 어렵다고 보고 있다"며 "문·안·박이 아닌 다른 방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안 의원 측에서는 그 방안 중 하나로 "호남 껴안기를 명분으로 한 무소속 천정배 의원과의 통합을 제안하자"는 논의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의 한 측근은 "천 의원과 '지금의 야당으로는 안 된다'는 것에 공감대가 있다"고 했다.

안 의원은 문 대표의 제안에 대한 주변 인사들의 생각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부정적인 의견을 더 많이 전달받았다고 한다. "이 기회에 탈당하자" "(당대표를 다시 뽑는) 통합 전당대회를 열자고 제안하라" "아예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백의종군하는 모습을 보여라"는 조언이 있었다는 것이다. 안 의원은 이런 얘기에 대해 "지금은 당 혁신이 우선"이라고 답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안 의원이 문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일 여지도 남아 있다. 안 의원은 회견 전에 문 대표와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동에서 안 의원이 문 대표에게 설득당할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당내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야당 관계자는 "안 의원을 지지하는 당내 세력이 거의 없고, 안 의원도 이런 상황을 감당해본 정치적 경험도 거의 없다"고 했다. 이 때문에 주류 측을 중심으로 "결국은 안 의원이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문 대표와 주류에 끌려올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