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이슬람공포 자극한 트럼프 약진 .. 카슨에 10%P 앞서

정진우 2015. 11. 28.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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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속으로] 미국 대선판 흔든 파리 테러테러리즘·국가안보 대응력 시험대WP "트럼프의 막말 자승자박 될 듯"

지난 13일(현지시간) 130명의 희생자를 낸 파리 테러가 미국 대선판을 흔들고 있다. 프랑스의 심장부인 파리에서 연쇄 폭탄 테러가 발생한 만큼 미국도 안전할 수 없다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슬람국가(IS)는 파리 테러 이후 뉴욕과 워싱턴DC는 물론 백악관까지 타격하겠다며 협박 수위를 높였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21일 “9·11 테러의 상처를 안고 있는 수많은 미국인이 위기의 순간에 나라를 이끌 수 있는 대통령을 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파리테러 이후 미국 일간 보스턴글로브와 서퍽 대학이 뉴햄프셔주(州) 공화당 성향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42%가 가장 시급한 문제로 ‘테러리즘과 국가 안보’를 꼽았다. 파리 테러로 대선 후보들의 위기 대응력이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다시 떠오른 트럼프=파리 테러를 가장 적극 활용하는 대선 주자는 부동산 재벌로 공화당 대선전에 뛰어든 도널드 트럼프다. 공화당 주자들이 앞다퉈 테러 배후인 IS를 강력 응징해야 한다고 나섰지만 트럼프는 거친 발언으로 주목받았다. 트럼프는 허풍과 과장이 섞인 막말성 발언을 한다는 점에선 전과 마찬가지지만 파리 테러 이후 미국인들의 이슬람공포증(Islamophobia)을 파고들고 있다. 그는 22일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난민들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그들을 관리하고 특정 이슬람사원들도 감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테러 용의자들에게 물고문을 실시하고 붙잡힌 IS 대원을 참수해야 한다는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미국인들에게 잠재된 테러와 이슬람 공포를 자극한 트럼프의 발언은 적중했다. 트럼프는 파리 테러 직후인 지난 14~15일 미 WBUR 라디오가 실시한 뉴햄프셔주 여론 조사(공화당 지지자 405명 대상)에서 23%의 지지율로, 신경외과 의사 출신인 벤 카슨을 10%포인트 차로 제쳤다. 22일 공개된 워싱턴포스트와 ABC방송의 공동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는 32%의 지지율로, 22%에 그친 카슨을 크게 앞질렀다. 트럼프 캠프의 선거 사무장 코리 레와노도오스키는 의회 전문지 더힐(The Hill)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IS를 격퇴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인물로 트럼프를 꼽는 것”이라며 “이것은 여론조사 결과로 입증된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공포를 자극해 표심을 끌어올리는 트럼프의 전략이 자승자박의 결과로 나타날 것으로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의 막말성 발언을 심리학의 ‘피노키오 4단계’로 설명했다. ▶피노키오 1단계는 의도적으로 ‘일부’ 사실을 숨기는 상태 ▶2단계는 일부 생략과 과장을 통해 의도에 맞게 내용을 가공하는 상태 ▶3단계는 대부분의 사실을 왜곡하고 일부 사실을 부풀려 포장하는 상태 ▶4단계는 전혀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거짓말과 허풍으로 상대방을 속이는 상태인데, 트럼프의 막말이 혹세무민을 목적으로 하는 피노키오 4단계라는 분석이다.

 ◆기회 잡은 루비오=파리 테러는 마코 루비오(공화당) 플로리다주 상원의원에게는 대선 판을 뒤흔들 기회다. 루비오 상원의원은 지난 9월까지만 해도 존재감이 미약했던 것과 달리 TV토론을 기점으로 논리적이고 패기 있는 발언들로 급부상했다. 특히 파리 테러 이후 전문 분야인 외교안보 정책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며 ‘강력한 미국’을 주장해 공화당 주자 3위를 기록하고 있다. 22일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선 “오바마 대통령은 포괄적인 IS 대응계획 없이 전략의 구성요소만 갖추고 있다”며 미 지상군 투입 등 7가지 IS 격퇴 전략을 밝혔다. 그는 트럼프가 주장한 ‘무슬림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대해선 “진지한 제안이 아니다”며 무시했다.

기존 공화당 지지층을 끌어안으면서도 외교안보 분야의 전문성을 보인 루비오는 트럼프·카슨과 함께 공화당 유력 후보로 자리 잡았다. USA투데이가 전문가 32명의 의견을 바탕으로 지난 17일 발표한 공화당 경선 파워 랭킹에서는 트럼프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USA투데이는 “파리 테러로 어떤 후보가 가장 이득을 볼지는 불분명하다”면서도 “의회에서 외교 사안을 지켜본 루비오가 정책 수립에서 훨씬 유리한 만큼 유력 대선 주자 지위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시험대에 오른 클린턴=워싱턴 정가에서는 파리 테러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AP통신은 지난 15일 “파리 테러는 클린턴 전 장관이 군 통수권자로서의 강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기회인 동시에 국무장관 재직 당시 중동 지역의 불안정성을 가중시켰다는 비난도 피하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다른 후보들과 마찬가지로 클린턴 전 장관도 파리 테러 이후 IS에 대한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지난 14일 아이오와주에서 열린 민주당 TV토론회에서 클린턴 전 장관은 “미국이 해결하고 싶어 하는 대부분의 문제는 미국이 얼마나 안전하고 강하냐에 달려 있다”며 “파리 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IS는 봉쇄가 아니라 ‘격퇴’해야만 한다”고 적극적 군사 대응 의지를 밝혔다. 이어 “(IS를 격퇴하려면) 공습과 지상군의 작전이 효과적으로 결합해야 한다”고 말했으나 미 지상군 투입에 대해서는 한발 물러섰다. 그의 강경 발언은 파리 테러 이후 IS에 미온적으로 대응한다는 비판을 받는 오바마 대통령의 ‘IS 봉쇄 정책’과 선을 그으려는 의도라고 워싱턴포스트가 21일 분석했다.

 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클린턴 전 장관의 강한 발언은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23일 발표된 워싱턴포스트와 ABC뉴스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 ‘테러 위협에 가장 적절하게 대응할 것으로 보이는 후보’ 순위에서 클린턴 전 장관은 다른 모든 후보와의 양자 대결에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트럼프와 비교했을 때 50%대 42%로 우위를 보였다.

 ◆주저앉은 카슨=파리 테러를 발판 삼아 트럼프가 약진하는 사이 공화당 카슨의 지지율은 주저앉았다. 트럼프보다 보수 성향이 강하면서도 차분하고 절제된 이미지가 위기 상황에서 독으로 작용한 것이다. 카슨은 정치 경력이 전무한 비주류 출신으로 파리 테러 이전까지만 해도 신선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파리 테러로 공포가 고조된 상황에서 ‘외교안보 문외한’이란 낙인이 찍히며 대선 가도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뉴욕타임스는 카슨에 대해 “테러 이후 언론에 비친 카슨은 안보 분야에 대해 무지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낮은 식견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카슨은 전 국무장관 출신을 비롯, 외교안보 전문가들을 초빙해 중동과 국가 안보에 대한 ‘집중 과외’를 받고 있다. 카슨의 외교안보 자문인 드웨인 클라리지는 18일 “최근엔 중동과 관련한 고급 정보 없이는 카슨과 배석조차 할 수 없다”며 “매주 브리핑 회의까지 열고 있는 만큼 곧 카슨을 똑똑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S BOX} 트럼프 “이슬람사원 폐쇄를” 클린턴 “무슬림 전체 비난 말아야”

파리 테러 대책과 관련해 미국에서 지상군 파병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해 시리아에 지상군을 파병하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SA) 연설을 통해 “IS를 파괴할(destroy) 것”이라며 기존 “격퇴하겠다(defeat)”에 비해 발언 수위를 높였지만 ‘지상군 파병 불가’ 원칙에는 변화가 없었다.

 지상군 투입에 가장 열을 올리는 사람은 공화당 대선 주자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이다. 그는 “IS를 완전하게 격퇴하기 위해선 지상군 투입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루비오는 IS의 잇따른 테러를 ‘문명의 충돌(Clash of Civilization)’로 설명했다. IS의 조직과 활동이 서구 문명을 파괴하기 위한 극단주의 이슬람의 공격이기 때문에 사실상 ‘전쟁 선포’이며 미국이 주도적으로 강경하게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테러에 전 세계가 흥분해 군사력을 총동원하는 것이야말로 IS의 노림수라는 지적도 나왔다. 2008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폴 크루그먼 미국 뉴욕시립대 교수는 “파리 테러는 IS의 취약성을 보여주는 사례일 뿐 전쟁 선포라는 주장은 허무맹랑하다”고 말했다. 이번 파리 테러로 프랑스 등 서구권이 정복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 자체가 보수 진영의 과장된 우려라는 주장이다.

 ‘난민 공포’도 주요 이슈다. 공화당 대선 주자 1위인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 내 일부 이슬람사원을 폐쇄하고 무슬림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에 대해 “부끄러운 일”이라 했고, 민주당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IS에 대한 분노를 무슬림 전체로 확산시켜서는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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