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수석대표를 '차관급'으로 했을까?
남북이 지난 26일 열린 당국회담 실무접촉에서 당초 예상과 달리 당국회담 수석대표를 차관급으로 정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북은 8·25 합의에서 당국회담을 서울 또는 평양에서 열도록 한 바 있어 이 같은 당국회담은 장관급 대화로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남북은 차관급을 수석대표로 하자는데 쉽게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에 대해 ‘실속이 있는 회담을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남북의 ‘2+2’(남측 국가안보실장·통일부 장관, 북측 군총정치국장·통일전선부장)급에서 만들어 낸 8·25 합의 후속조치를 논의하는 회담이기 때문에 차관급으로 정해졌다는 것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남북관계 개선, 민간교류 다양화 등을 위한 8·25 합의 후속조치를 논의하는 임무를 갖고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차관급으로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며 “기조발언을 먼저 한 북측도 처음부터 부상급으로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남북이 2013년 당국회담 실무접촉에서 ‘격 논란’이 일면서 본회담을 열지 못했던 점을 감안해 이번에는 논란을 피하기 위해 차관급으로 격을 낮춘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는 차관급 당국회담이 난항을 겪거나 격을 높여 논의해야 할 사안이 발생할 경우 2+2 또는 장관급 회담이 열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차관급 당국회담이 이어지게 되지만 언제든 고위급 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것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당국회담이 진행될 때 ‘2+2’급에서 이야기해야 할 사안이 생기면 언제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이 남북 양측의 공통인식”이라고 말했다.
남북은 다음주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통해 당국회담에 나설 대표단 명단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대표로는 황부기 통일부 차관이 유력한 가운데 조태용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등도 거론된다. 북측 대표로는 원동연 노동당 통일전선부 부부장이나 맹경일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유신모 기자 sim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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