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통계로 확인된 속설.. '개천서 용 나기' 갈수록 힘들다

임아영 기자 입력 2015. 11. 27. 21:34 수정 2015. 11. 27.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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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2013 '학업탄력성' 분석어려운 환경 속 우수학생 감소

‘개천에서 용 나기 힘들어진다’는 속설이 다시 한번 숫자로 확인됐다.

박현정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팀은 27일 ‘중학교에서의 학업탄력성 추이 분석 및 학교수준에서의 영향요인 탐색’이라는 논문에서 집안이 어려워도 뛰어난 학업성취도를 보이는 학생들이 2007년에서 2013년으로 올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179개 학교에서 3만872명(2007년 1만154명, 2010년 1만475명, 2013년 1만243명)을 조사·분석한 논문은 이날 한국교육개발원이 연 ‘제9회 한국교육종단연구 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가정환경이 열악함에도 학교에서 성공적인 성취를 보이고 있는 학생들을 연구하면서 학업탄력성(academic resilience)이라는 개념을 적용했다. ‘학업탄력성이 있는 학생’은 사회경제적 지위가 하위 25%이면서 학업 성취도는 상위 25% 이내에 속하는 학생들을 말한다.

학업탄력성 집단에 분류된 학생들은 2007년 578명(5.7%)이었으나 2010년 547명(5.2%), 2013년 456명(4.5%)으로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취약계층 안에서 학업탄력성이 있는 학생들의 비율도 2007년에는 21.8%였으나 2010년 20.7%, 2013년 18.8%로 빠르게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최근으로 올수록 취약계층 학생들이 가정 배경을 극복하고 학업 성취도를 높이는 것이 더 어려워졌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사교육과 스펙 등을 강조하는 입시 제도 속에서 부의 양극화가 교육의 양극화를 확대시키고 있는 셈이다.

연구팀은 학업탄력성에 영향을 미치는 학교 특성을 분석한 결과 교사의 성취 압력, 학교 수업분위기, 안전한 학교 풍토, 학생 1인당 학교 예산도 중요한 요인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교사의 성취 압력이 높거나 학교 풍토가 안전할수록 취약계층 학생들이 학업탄력성 집단에 속할 확률이 더 높았고, 학교 수업분위기가 좋거나 학교 예산이 많을수록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학업탄력성 집단에 속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취약계층 학생들의 학업탄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개인뿐 아니라 학교 수준의 요인들에 초점을 두고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임아영 기자 laykn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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