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스캔들'에 시장시스템 전반 불신 확산

베이징=김현수특파원 신경립기자 입력 2015. 11. 27. 18:25 수정 2015. 11. 2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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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 증시 5%대 폭락 '검은 금요일'"내부자거래로 투기세력만 이익" 일파만파 예고시장혼란 틈탄 악의적 매도도 주가 폭락 부추긴 듯

27일 발생한 중국 증시의 갑작스러운 폭락 사태는 일부 대형 증권사들이 연루된 스캔들이 중국 금융시장 시스템 전반에 대한 신뢰 훼손으로 이어지면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증시를 이끌어왔던 핵심 증권사들이 내부자거래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당국 수사의 파장이 어디까지 확산될지에 대한 불확실성과 자본시장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불신이 투자자 이탈을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공업이익 감소폭이 확대되며 중국 증시 펀더멘털에 대한 의심이 커진 것도 투자자들의 불안을 가중시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 중신증권이 주식 스와프 거래 규모를 1조600억위안(약 189조원)이나 부풀려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주식 스와프는 일정 기간 주식으로 얻은 수익과 고정금리에서 얻은 수익을 교환하기로 약정한 파생상품이다. 중국 증권당국은 파생상품 시장이 6~7월 중국 중시 폭락 당시 증시를 교란한다는 혐의를 두고 조사를 시작해 중신증권의 내부거래를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캔들에 연루된 증권사는 중신뿐이 아니다. 이날 중국 법제만보에 따르면 지난 7월 중국 증시 폭락 당시 구원투수로 나섰던 21개 증권사 가운데 8월 이후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증권사는 중신·궈신·하이퉁·광파·화타이·팡정 등 6개사에 달한다. 증권당국은 조사 대상을 확대해 청보밍 중신증권 사장을 내부거래 혐의로 체포했고 이 과정에서 중국 증권 업계의 대부로 불리던 왕둥밍 회장은 퇴임했다. 8월 말 이후 지금까지 중신증권에서는 12명의 고위직들이 줄줄이 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다. 궈신증권 대표를 역임했던 천훙차오는 지난달 선전 자택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당시 언론들은 궈신증권의 공매도 행위로 천 대표에 대한 당국의 '웨탄(사전에 약속을 잡아 조사와 교육을 하는 행위)'이 예정돼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13일부터는 중앙기율검사위가 야오강 증권감독관리위원회 부주석을 엄중한 기율 위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중화권 매체들은 야오 부주석이 증권사들의 파생상품 스캔들에 연루됐다는 조심스러운 보도도 내놓고 있다.

중신증권과 궈신증권은 26일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공시를 통해 확인했으며 27일 상하이종합지수가 5.5%가량 하락한 가운데 중신증권은 10.01%의 낙폭을 보였고 선전증시에서 거래되는 궈신증권도 하루 동안 9.99% 급락했다.

이번 사태는 중국 증시 구원을 위해 동원된 대표 증권사들이 실제로는 내부자거래를 이용한 장사로 자신들의 배만 불렸다는 점에서 적잖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법제만보는 외부세력과 공모한 증시 내부인사들이 중국 증시의 취약점을 공격해 국가의 금융안정 기반을 흔들어놓았다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은 또 증시 급락이 급격한 시장 혼란을 틈탄 악의적 매도세력(쇼트셀러)의 투기 행위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고 이들에 대해서도 집중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신 궈타이쥔안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정부는 실물경제를 지원하는 주식 시장 육성을 원하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투기자들만 파생상품을 통해 이익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 일각에서는 기업공개(IPO) 재개가 오는 12월 증시 유동성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30일부터 10개 기업의 IPO 재개를 앞둔 가운데 증권 업계에서는 10개 기업의 IPO가 재개될 경우 약 1조위안(약 180조원)의 유동자금이 묶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날 증시 폭락이 IPO 재개을 앞두고 유동성 자금이 묶일 것으로 우려되면서 투자자들이 투매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베이징=김현수특파원 신경립기자 h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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