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r holic] 초겨울 맛있는 포구 여행

신익수 2015. 11. 27. 16:0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쫄깃한 놈 고소한 놈 개운한 놈..지금 포구로 달려가면 놈·놈·놈 기다린다
동명항의 명물, 속초 등대전망대와 영금정 전망대. 속초는 이맘때 도루묵과 양미리의 고소한 향으로 진동한다. [사진 제공〓한국관광공사]
12월 초입엔 볼 것 없다. 양미리 도루묵의 속초. '캬' 소리 절로 나는 대구탕의 성지 거제 외포. '바다의 인삼' 굴의 메카 보령 천북. 살 탱글탱글 오른 '겨울 진객' 대게의 울진 후포항까지. 맞다. 초겨울 '테이스티(맛있는) 포구 투어'다. 겨울 포구는 삭막한 게 아니다. 맛있다.

별미 키조개 맛보고 '바다의 인삼' 굴 한입에 쏙 / 보령 천북포구

보령 8경으로 꼽히는 키조개. 먹어보지 않았으면 차라리 말을 말자. [사진 제공〓한국관광공사]
아, 미친다. 하얀 속살. 뇌살적인 S라인. 향긋한 갯내음까지. 이 치명적인 유혹 앞에선 그야말로 무장해제다. '바다의 인삼' 굴의 유혹. 볼 것 없다. 충남 보령 하고도 천북면, 천북 굴단지로 달려가면 된다.

천북 굴 단지는 '굴구이'의 원조다. 역사는 홍성방조제가 바닷길을 막기 전으로 흘러간다. 천북면 장근리와 사호리 일대 해변에서 채취한 굴, 그 굴을 따던 아낙들이 매서운 바닷바람 앞에서 장작불 피워가며 껍질째 구워 먹던 게 지금 겨울 별미로 부활한 게다. 맛은 놀랍다. 이게 짜지 않다. 의외로 고소하다. 사실 굴은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제철이다. 그러니 지금 바로 달려가야 한다. 불판 위에서 탁탁 소리를 내며 뽀얀 속살을 드러낸 채 탱글탱글 달아오른 굴. 초고추장에 쓱 찍어 한입에 털어넣으면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게다가 이곳, 보령이다. 또 하나 이맘때 맛봐야 할 천하일미가 키조개. 보령 주민들, 절경도 아닌 먹거리, 이 키조개를 아예 보령 8경 중 7경으로 꼽고 있다. 한입 깨물면 입안을 타고 흐르는 달짝지근함. 지금 천북 포구는 쫄깃하다. 달짝지근하다.

▶천북 포구 즐기는 Tip〓볼거리도 맛있다(?). 오천항 인근엔 서해를 통해 침입하는 적을 감시하기 위해 쌓은 충청수영성, 병인박해 때 5명의 신부가 군문효수형을 당한 순교성지 갈매못, 백제 여인으로 정절의 표상으로 칭송받는 도미부인을 기리는 사당이 있다. 보령시청 관광과 (041)930-4542

`바다의 우유` 굴구이. 보령 천북 굴단지가 굴구이 원조다. [사진 제공〓한국관광공사]
'살 반 알 반' 알배기 도루묵 구이·양미리 즉석에서 호로록 / 속초항

맞다. 겨울 '포구 투어'에 속초 빼면 말짱 도루묵이다. 노릇노릇 고소한 향 피어오르는 도루묵 구이. 아니다. 기자의 취향은 얼큰한 도루묵 찌개다. 여기에 '캬' 소리 절로 나오는 술안주 양미리 구이. 짭조름한 '밥도둑' 밑반찬 양미리 조림까지. 강원도 지금 양미리와 도루묵이 지천이다.

핵심 포인트는 속초항. 갓 잡아온 양미리와 도루묵을 즉석에서 구워 먹는 포장마차가 아침부터 북새통이다. 둘이서 1만원 '퉁'. 넉넉잡아 15마리의 양미리와 도루묵 서너 마리가 시쳇말로 배 터지게 나온다. 압권은 '살 반, 알 반'이라는 알배기 도루묵 구이. 맛있게 먹는 방법이 따로 있다. 뜨거운 거 그대로 손으로 들고 후룩후룩 한 방에 먹는 게 핵심이다. 이렇게 먹어야 이원화된 '맛의 쌍포'를 절묘하게 느낄 수 있다. 고소한 살은 입안에 녹으면서 퍼진다. 탱탱한 알은 톡 터진 뒤 쫀득하게 씹힌다. 초겨울, 속초항은 고소하고 쫀득하다.

▶속초항 즐기는 Tip〓인근 맛있는 볼거리 꼭 찍으실 것. 동명항과 속초 등대전망대를 포함해 국립산악박물관, 테디베어팜이 포인트. 만산홍엽인 설악산 신흥사도 놓치지 말자. 속초 특산물과 별미를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속초중앙시장도 핫스폿. 잊을 뻔했다. 속초중앙시장 명물 '만석 닭강정'. 닭강정계의 삼성이다. 속초시청 관광과 (033)639-2541

가마솥에 쪄낸 붉은 대게. [사진 제공〓한국관광공사]
알 가득한 '눈 본 대구' 느끼하지 않은 지리로 끓여내 / 거제 외포항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거제. 이곳, 지금 '알' 올랐다. 사실 거제 여행이란 게 뻔하다. 일제강점기 포진지와 탄약고가 있는 지심도. 해금강으로 이어지는 갈곶리 도로 왼편 바람의 언덕과 오른편 신선대. 아이들 입 튀어나올 때 들러야 하는 씨월드 찍고 오는 게 다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이곳을 지금 가야 하는 이유, '대구탕'이다. '눈 본 대구 비 본 청어'라는 속담에 머리 끄떡이는 미식가들은 이 초겨울에 거제 외포리를 찾는다. 칼바람 부는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가 대구 산란기. 이때 알 잔뜩 머금은 대구야말로 천하 일미다. 게다가 외포리는 대구의 끝판왕 포구다. 산란기에도 조업과 위판이 허용되는 유일한 곳이어서다.

산란기 암컷은 배가 터질 듯 알을 품고 있다. 잔혹(?)하게 보여도 어쩔 수 없다. 맛있다는데. 당연히 대구잡이배도 지금이 대목이다. 매일 물때에 맞춰 새벽 바다로 향한다. 대구잡이엔 통발 모양 호망을 쓴다. 대구는 야행성이다. 운 나쁜(?) 대구, 밤에 쏘다니다 이 통발에 걸린다. 잡힌 대구는 바로 식당으로 직행. 이게 제대로 된 '생대구'다. 외포항 포구를 따라 식당 10여 곳이 늘어서 있다. 먹자골목, 이름하여 '대구탕 거리' 다. 회나 찜도 좋지만 쌀쌀할 땐 탕 만한 게 없다. 지리로 끓여내는 뽀얀 국물. 구수하면서도 진한 맛인데, 이게 느끼하지 않고 개운하니 사람 환장한다. 이맘때, 외포항은 구수하다.

▶거제 외포항 즐기는 Tip〓대구탕과 쌍포를 이루는 게 굴구이다. 거제면 내간리 해안가가 포인트. 굴구이를 내는 집이 여럿 모여 있다. 굴튀김이며 굴무침, 굴구이, 굴죽 등 다양한 굴요리를 맛볼 수 있다. 대구 포인트는 거제 장목면 외포5길. 거제시청 문화관광과 (055)639-4173

겨울 포구 스테이 버킷리스트

1. 울진 후포항 겨울 진객 대게탕

울진 여행은 겨울이 제철이다. 대게철이 시작되는 12월이면 후포항은 종일 붐빈다. 후포항의 겨울 별미는 대게탕과 물곰탕이다. 대게는 찜으로 먹는 게 정석. 탕으로 먹어도 일품이다. 물메기를 울진 일대에서는 물곰이라 부른다. 뽀얗게 끓여낸 물곰탕은 해장으로도 그만. 울진군청 문화관광과 (054)789-6902

2. 전남 고흥 나로도항 삼치

전남 고흥군 봉래면 나로도항길 일원.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겨울철 진객, 삼치의 메카다. 일제강점기 때부터 삼치파시가 열렸고, 1960∼1970년대까지 삼치수출선으로 호황을 누렸던 곳. 중산리 일몰전망대에서 해넘이를 보며 고흥 여행을 갈무리하는 것도 잊지 말자. 고흥군청 문화관광과 (061)830-5347

3. 장흥 수문항 '키조개, 석화, 매생이' 빅3

키조개, 석화(굴), 매생이 3인방을 골라먹는 재미가 있는 곳, 장흥이다. 원래 장흥 하면 키조개다. 안양면 수문항 일대가 메카다. 키조개와 함께 한우, 표고버섯이 궁합을 이룬 '장흥 삼합'은 정남진 장흥토요시장의 메인 메뉴. 남포 일대는 자연산 굴, 죽청 해변에는 양식 굴구이 집들이 늘어서 있다. 장흥군청 문화관광과 (061)860-0224

※취재 협조·자료 제공〓한국관광공사

[신익수 여행·레저전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