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OLED에 10조원 투자 승부수..돌파구 마련할까

한동희 기자 2015. 11. 27.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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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사활을 걸었다.

LG디스플레이는 27일 파주에 세계 최대 규모의 OLED 패널 공장을 짓기로 했다. 투자 규모는 10조원이다. 이번 대규모 투자는 LG디스플레이가 주력 제품을 LCD(액정표시장치)에서 OLED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OLED는 스스로 빛을 내는 반도체로 만든 패널이다. LCD와 달리 화면 뒷면에 별도의 광원(光源)을 넣을 필요가 없어 얇게 만들 수 있고 색 재현 범위가 LCD보다 넓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LCD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글로벌 평면 패널 디스플레이(FPD) 시장의 올해 매출은 1290억달러로 지난해 1314억달러보다 2%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지난해 82억3168만달러 수준이었던 OLED 패널 시장 규모는 올해 110억달러로 늘어나고, 2020년에는 2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애플이 2018년에 출시할 아이폰에 소형 OLED 패널을 탑재하기로 하면서 소형 OLED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OLED는 TV에 쓰이는 대형과 스마트폰 등에 쓰이는 중소형 제품군으로 나뉜다. OLED를 탑재한 스마트폰은 올해 2억대를 돌파했다.

◆ LG, OLED에 승부수…그룹 역량 집중

LG디스플레이는 2017년 파주에 들어설 P10 공장을 OLED 중심으로 운영한다. 이 공장은 전세대 공장인 P9보다 1.5배 큰 규모다. 이는 축구장 14개에 해당하는 크기다. 초기 투자금은 1조8400억원이다. LG디스플레이는 대규모 증산을 통해 수율을 높이고, 단가를 낮춰 OLED 대중화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LG는 그룹 차원에서 OLED 사업 육성을 천명했고 LG디스플레이에 OLED사업을 전담하도록 했다. LG디스플레이는 계열사 여러 곳에 분산됐던 OLED 관련 사업부를 흡수했다. 지난달 19일 LG화학 OLED 조명사업부와 LG화학 충북 오창공장의 OLED 패널 생산라인을 양도받았고, 올해 초에는 LG전자 OLED 특허법인 지분을 인수했다. 지난해 12월 정기 조직개편 때는 OLED를 전담하는 신사업부를 만들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사진)은 지난 8월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중국, 일본, 대만 등 각국 정부가 디스플레이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며 "한국이 경쟁국의 추격을 뿌리치고 주도권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도 OLED 시장을 반드시 선점해야 한다"고 말했다.

◆ "OLED 시장성 부족" 회의론…삼성과 경쟁도 치열

그러나 대형 OLED 패널은 아직 수율(생산 효율)이 낮고, LCD보다 가격이 비싸다. 시중에 나온 OLED TV의 가격은 LCD TV보다 많게는 200만~300만원 비싸다. LG디스플레이만 유일하게 대형 OLED를 생산하고 있는 것도 OLED 가격이 높은 이유 중 하나다. 세계 OLED TV 시장 규모는 연간 50만대로 전체 TV 시장 2억대의 0.25%에 불과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직 시장이 열리지 않았다"며 대형 OLED 양산에 뛰어들지 않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연합'을 꾸려 이러한 상황을 돌파하려고 했다. 중국 TV제조사에 패널을 싸게 공급해 시장 규모를 확대하려고 한 것이다. 그러나 중국 2위와 3위 TV제조사인 하이센스와 TCL이 연합에 참가하지 않기로 하면서 계획에 차질을 빚었다.

저우허우지안 하이센스 회장은 "OLED TV의 단점으로는 짧은 수명, 이미지 잔상, 저효율, LCD보다 비싼 제조 비용이 꼽힌다"며 "특히 LCD TV의 경우 초고화질(UHD)을 만들어도 어느 정도 채산성을 확보할 수 있지만 OLED TV의 경우에는 풀HD 화질을 만드는 데도 원가가 많이 든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차세대 TV 중심이 OLED보다는 LCD 8K로 갈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고 말했다. 8K는 TV 화면의 가로 화소(畵素·색을 표현하는 점)가 8000개라는 의미로 4000개인 4K TV보다 가로 화소는 2배, 화면 전체 화소는 4배 많은 차세대 초고화질 TV다.

소형 OLED 시장에서는 이 시장의 90%를 점한 삼성디스플레이와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쓰이는 OLED를 공급하면서 오랜 노하우를 축적해왔다.

두 회사의 결전 무대는 애플의 차세대 아이폰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은 2018년에 출시할 아이폰에 처음으로 OLED 화면을 쓰기로 했다. LG디스플레이가 첫번째 납품 업체로 낙점받았다. 그러나 복수의 납품업체 전략을 쓰고 있는 애플은 두번째 납품업체로는 삼성디스플레이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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