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죽인 원자재 슈퍼사이클, 美 연준의 금리인상이 '확인사살'

강덕우 2015. 11. 27.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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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싱턴=AP/뉴시스】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4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서 발언하기 전 자리에 앉아 있다. 2015.11.05
【서울=뉴시스】국제 원자재 시장이 하락세 시장(bear market)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블룸버그상품지수를 구성하는 22개 품목 가운데 18개 품목이 최근 고점으로부터 20% 넘게 가격이 하락했다. 사진은 뉴욕상품거래소(NYMEX)의 거래 모습. <사진 출처 : MX트레이드닷컴> 2015.8.9

美 금리인상으로 달러 강세…원자재 거래에 추가 압박 가해
"중국이 원자재 슈퍼사이클을 죽이고 연준은 이를 묻을 것"

【서울=뉴시스】강덕우 기자 = 중국 경제성장 둔화로 원자재 슈퍼사이클(Super Cycle) 종료설이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인상으로 슈퍼사이클의 종료를 확정시킬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6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25년내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중국 성장률이 슈퍼사이클 종료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면, 연준의 금리인상은 미 달러의 강세를 불러와 사이클 종료를 더 빠르게 진행시킬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블룸버그는 "중국이 원자재 슈퍼사이클을 죽였다면, 연준은 이를 묻으려고 한다"고 표현했다.

슈퍼사이클이란 자원가격이 지속해서 상승한 뒤 정점을 찍고 하락하는 순환현상을 뜻하며, 일반적으로 20년 이상의 상승과 하락 주기를 의미한다.

슈퍼사이클 종료설은 2013년 9월 월가의 닥터 둠(Dr. Doom)이라고 불리는 비관론자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원자재 슈퍼사이클은 끝났다"라고 말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증폭된 바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22개 주요 원자재 가격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블룸버그 상품지수가 최근 80선에 근접하고 있다. 이는 1999년 이후 최저치다.

또 원유와 구리 등 19개 원자재 선물 가격 평균을 나타내는 CRB(Commodity Research Bureau) 지수도 지난주 183.7까지 떨어져 2002년 11월 이후 1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원자재 가격의 하락세는 중국시장이 2011년까지 주도한 원자재 강세장이 끝났다는 사실을 방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자산운용사 앨런그레이의 앤드루 랩핑 부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중국에서 13억명의 인구가 유례없는 수준의 산업화를 이끌어 왔다"라면서도 "소비의 한계가 있으며, 같은 수준의 산업화는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이 슈퍼사이클의 종료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황에서 연준의 금리인상은 사이클 종료를 더욱 공격적으로 이뤄지게 할 전망이다.

연준은 오는 12월 2006년 이후 처음으로 금리인상을 강행할 예정이며, 이로 인해 이미 주요 10개 통화 대비 9%나 오른 미국 달러는 원자재 거래에 추가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

국제시장에서 원자재 가격은 달러로 매기기 때문에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글로벌 투자자들은 같은 자금으로 더 적은 양을 구매하게 될 원자재보다, 채권이나 주식 등에 더 큰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다.

특히 현재 과잉공급으로 원자재가 시장을 포화시키고 있는 가운데 달러 강세는 잉여재고분을 해결하기에 더욱 힘들 게 만들어 추가 하락을 불러올 수도 있다.

시티그룹의 데이비드 윌슨 금속연구원은 "가격 하락 모멘텀(추진력)이 지금같이 강한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이 바닥을 쳤다고 보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이번 슈퍼사이클은 처음이 아니다. 사이클이 순환을 뜻하듯 원자재 슈퍼사이클은 총 4번 발생하고 3번 종료됐다.

1차 슈퍼사이클은 20세기 초반 미국 경제 성장에 따른 수요 확대로, 2차는 세계대전 이후 재건 수요로 시작됐다. 또 3차는 1970년대 석유파동에 따른 공급 부족으로 벌어졌다.

이번에 종료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4차 슈퍼사이클은 중국을 주도로 한 신흥국 수요확대가 원인으로 꼽혔었다.

badcomm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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